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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적 이직자의 일자리 이행경로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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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윤윤규박성재
Issued Date
2008
Publisher
한국노동연구원
ISBN
8973566903
Keyword
비자발적 이직자일자리 이행경로실업급여노동시장 이행미취업
Abstract
◈ 연구의 목적
세계화의 진전 및 경쟁의 격화, 빠른 기술변화와 산업구조 변화 등 환경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의 고용유연화전략이 일층 강화되고 기업의 규모 축소나 폐업 · 도산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른 한편, 개인적 삶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자신의 필요와 선호에 따라 인생을 설계하려는 개인들의 욕구가 커짐으로써 자발적 선택에 따라 노동시장 이행을 추구하는 경향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늘날의 노동시장에서는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행이 보다 다양한 형태로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근로자의 일자리이행경로 및 노동시장 성과는 이직사유별로, 근로자특성별로, 그리고 근로자가 처한 상황 · 조건에 따라 상이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자리를 이탈하는 비자발적 이직의 경우 노동시장 이행과정에서 보다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저임금 · 저학력 · 여성 등 취약계층의 경우 노동시장 이행과정에서 상향이동에 실패하여 저임금과 실업이 반복되는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있는 근로자들은 한 직장에 장기간 근무하거나 활발한 노동이동을 통해 상향이동 기회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인식하에서 노동부의 고용보험DB로부터 구축된 개별 근로자의 직업력(job history) 자료를 사용하여 이직사유별로, 근로자특성별로 일자리이행경로를 비교 · 분석하였으며, 이와 함께 미취업 · 일자리기간 및 탈출확률의 결정요인에 대한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일자리기간, 미취업기간, 이직사유, 근로자특성, 입직임금 등에 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직사유별 · 근로자집단별로 평균적 일자리이행경로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일자리이행과정에서 일자리기간과 임금수준 측면에서 어떤 변화를 경험하는지, 미취업 및 일자리로부터의 탈출확률이 이직사유별 · 근로자집단별로 어떻게 다른지, 미취업기간 및 일자리기간(또는 탈출확률)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였다. 이직사유별 및 근로자집단별 일자리이행경로 및 미취업 · 일자리 탈출확률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 · 분석함으로써 어떤 근로자계층이 이행과정에서 특히 취약한지를 밝혀내는 것은 노동시장 이행 원활화를 위한 정책 수립에 유용한 기초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장에서는 서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는 이행노동시장이론과 관련 정책사례를 살펴보고, 노동시장 이행과 관련된 주요 정책수단의 하나인 실업급여의 효과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였다. 제3장에서는 분석 자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직사유별 · 근로자특성별로 일자리이행경로 및 노동시장 성과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제4장에서는 이직사유별?근로자집단별로 일자리기간과 미취업기간에 대한 생존함수 및 탈출확률을 추정하여 어떤 근로자계층이 노동시장 이행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지를 분석하였다. 제5장에서는 실업급여, 근로자 특성 등 미취업기간과 일자리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통제하는 회귀분석(기간분석, 해저드분석, 로짓분석)을 수행하였다. 끝으로, 제6장에서는 주요 연구결과의 요약 및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 노동시장 이행에 대한 몇 가지 논의

이행노동시장은 현재 서유럽 국가들에서 뚜렷한 노동시장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성의 강화, 그리고 개인적 욕구 및 필요성을 중시하는 흐름의 확산 등 경제 · 사회적 흐름의 복합적 결과로 개인들은 근로생애에 걸쳐 점점 더 많은 이행을 경험하고 이행유형 또한 매우 다양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표준적인 노동시장 이행경로 자체가 질적 변화를 겪고 있다.
노동시장 이행은 경제적 · 기술적 · 문화적 · 인구학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면서 증가하여 왔다. 가장 중요한 추세는 경쟁 격화와 제품시장 불안정성 증대에 의해 초래되는 노동시장 유연화의 흐름이다. ICT의 빠른 변화 등 기술변화는 노동시장 유연화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행에 직접적 효과를 가진다. 개인주의와 여성 노동시장 참여 확대 또한 이행노동시장 출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문화적 흐름이며,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라는 인구학적 변화 또한 이행노동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요 흐름으로 작용한다.
이행노동시장 접근이 기초하는 기본적 가정은,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가 자신의 근로경력을 개인적 생활과 일치시키려는 근로자만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적응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도 이익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행의 증가는 근로자에게 다양한 위험을 초래하여 근로경력의 일시적 단절이 영속적인 것으로 될 수 있다. 근로자의 선택에 따라 이루어지는 이행도 항상 성공적일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한 이직의 경우는 이행에 따른 위험이 더욱 커서 실업상태가 장기화되거나 상향이동이 차단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 이행이론의 핵심적 문제의식은 이행행위가 근로자의 지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어떤 근로자집단이 장기간 실업 등 사회적 배제의 희생자가 될 것인가에 초점을 두면서 이러한 사회적 위험을 완화?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장치 ·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근로경력 단절을 경험하는 근로자들이 근로상태로 복귀하도록 촉진하는 정부정책은 이러한 이행노동시장이론의 문제의식과 부합한다.
1990년대를 걸쳐 이루어진 덴마크의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은 이행노동시장과 유연안정성의 균형 잡힌 결합체계의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1990년대 중반 실업자의 고용가능성 개선이라는 방향에서 직무순환, 휴가계획 등 이행노동시장 접근의 다양한 제도들이 도입되었다. 그 결과는 실업 감소와 함께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병목현상이 예방되면서도 복지국가의 주요 요소들이 유지되는 등 ‘덴마크의 고용기적’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이에 따라 소위 황금삼각형으로 불리는 덴마크형 유연안정성모델은 그 실현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라와 있었던 ‘이행노동시장-유연안정성 결합전략’의 모범사례로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노동시장 이행과 관련하여 중요한 이슈의 하나는 사회적 배제의 위험이 큰 저임금 근로자가 어떤 이행패턴과 경로를 경험할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 2가지 상반된 가설이 제시된다. 첫 번째는 지속함정가설(durable trap hypothesis)로서 저임금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저임금일자리→실업→저임금일자리’라는 과정을 반복하는 회전문에 갇히면서 저임금상태가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설은 징검다리가설(stepping stone hypothesis)로서 저임금에서 비저임금으로의 이동은 고용의 ‘자연스러운’ 경로이며 소득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관련 연구들이 다수 있었으나, 이 두 가지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결과들이 혼재되어 있다.
표준적인 직업탐색모델에서 실업자는 제안된 임금이 의중임금을 초과할 때 직업을 선택하는 전략을 취하며, 의중임금은 실업급여 수준과 함께 상승하므로 실업급여 상승은 실업에서 고용으로의 이행을 저하시킬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신고전파적 직업탐색이론은 현실의 실업급여체계가 가지는 특성들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업급여의 효과에 대한 예측은 수정될 수도 있다.
먼저, 가설적 실업급여체계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실업급여의 만료시점이 존재하므로 만료시점에 도달하기까지 실업급여 수혜자의 의중임금이 떨어지고 직업탐색강도가 증가하여 실업탈출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둘째, 실업급여 수급이 과거 고용기록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업급여는 고용으로의 복귀 이후 초래될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수행하므로 실업→고용 이행에 긍정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셋째, 직장탐색의 형태와 관련, 선험적으로 알려진 분포에만 의존하는 임의적 탐색하에서는 실업급여가 의중임금을 상승시켜 실업탈출확률을 줄이지만, 체계적 탐색을 촉진한다면 실업탈출확률을 높이는 효과를 수반할 수 있다. 실업급여는 실직자로 하여금 적합한 직장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국내외 실증연구들은 실업급여가 재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실업기간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제시한다.

◈ 노동시장 이행경로에 대한 분석결과 및 정책적 시사점

제3장에서 일자리횟수별 표본을 대상으로 일자리이행경로의 변화, 즉 일자리기간 및 미취업기간, 자발적 이직 비율, 임금수준 등에서 나타나는 변화 양상을 이직사유별 · 근로자특성별로 비교 · 분석하였다. 주요 분석 결과와 정책적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직 전후의 일자리기간 사이의 변화 양상은 이직사유별로 매우 다르다. 비자발적 이직자는 일자리기간의 감소를, 자발적 이직자는 일자리기간의 증가(또는 소폭 감소)를 경험한다. 이러한 차이는 자발적 이직의 경우 비자발적 이직에 비해 직장탐색이나 경력설계 등 준비단계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직장탐색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보다 우수한 일자리궁합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특히 비자발적 이직자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직장탐색과 우수한 일자리궁합 확보를 촉진할 수 있는 맞춤형 고용지원서비스의 개발 · 제공이 필요하다.
둘째, 이직이 이루어진 시점의 일자리기간은 비자발적 이직이 자발적 이직보다 매우 길다. 이러한 현상은 근속기간이 긴(따라서 연령이 높은) 근로자들이 기업의 고용조정전략의 주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상대적으로 긴 근속기간을 보유하였기 때문에 비자발적 이직의 대상으로 노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향후 저출산 · 고령화 진전으로 장기근속자 및 고령자의 숙련단절/계승문제(일본의 경우처럼)가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비용절감 위주의 노동유연화전략을 벗어나려는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 지원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셋째, 비자발적 이직을 경험한 경우, 이후 일자리이행과정에서 다시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하는 비율이 자발적 이직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떤 일자리에서 이루어진 비자발적 이직의 경험이 이후 일자리이행에서도 비자발적 이직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비자발적 이직자의 특성을 고려하는 고용지원 및 직업능력개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일자리궁합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넷째, 이직이 발생한 일자리횟수에 관계없이 세부 이직사유별로 일자리기간과 미취업기간에서 일관된 차이를 보여준다. 자발적 이직사유 가운데는 전직 · 자영업 사유가 기타 개인사정보다 이행과정에서 일자리기간의 증가 폭이 크며, 비자발적 이직사유에서는 계약만료 사유를 제외한 대부분 이직사유들에 있어서 큰 폭의 일자리기간 감소를 경험한다. 이러한 결과는 이직사유별 특성들이 일자리이행과정의 내용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요인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세부 이직사유별 특성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는 일자리이행 원활화 정책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섯째, 저임금 근로자는 비저임금 근로자보다 미취업기간이 길고 일자리기간이 짧게 나타나 일자리이행과정에서 어려움이 클 것임을 시사한다. 이는 초기단계에서 저임금상태에 있었던 근로자들은 이행과정에서 직업탐색의 어려움이 커서 미취업기간이 길어지고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더라도 취업기간이 짧게 됨을 보여준다. 따라서 저임금 근로자들이 회전문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자발적 이직의 경우 비자발적 이직에 비해 일자리이행을 통해 일자리기간 및 임금수준 측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여주는 경향이 발견된다. 비자발적 이직은 자발적 이직에 비해 이직 이전 일자리에서 일자리기간과 입직임금 수준은 높지만, 이직 이후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자리기간이 감소하고 입직임금 증가율은 자발적 이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 미취업탈출확률 분석결과 및 정책적 시사점

제4장에서는 생존분석기법을 사용하여 이직사유별 및 근로자특성별로 미취업 · 일자리 생존곡선 및 탈출확률을 비교하였다. 먼저 미취업 생존곡선 및 탈출확률에 대한 분석 결과(제4장 2절)와 정책적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자발적 이직은 자발적 이직에 비해 미취업탈출확률이 낮고 미취업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취업탈출이 더욱 어려워진다. 비자발적 이직의 경우 자발적 이직에 비해 구직의 절박성은 있지만, 직장탐색 준비 부족 등으로 직장탐색에 어려움을 겪는데다가 실업급여 수급대상이어서 미취업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구직활동과 연계되는 실업급여체계 개선을 통해 비자발적 이직의 미취업탈출확률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둘째, 세부 이직사유별로는 전직 · 자영업을 위한 자발적 이직의 미취업탈출확률이 가장 높은 반면, 정리해고에 따른 비자발적 이직은 미취업탈출확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리해고 이직의 경우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임을 의미한다. 전직 · 자영업 사유의 미취업탈출확률이 매우 높은 것은 뚜렷한 목표하에서 직장탐색을 수행할 경우 그렇지 못한 이직사유보다 빠르게 미취업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직자의 특성?상황을 고려하면서 직장탐색의 목표를 명확하게 세울 수 있도록 직업상담 · 자문서비스를 집중 · 강화하는 것이 미취업탈출확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음을 함의한다.
셋째,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미취업탈출확률이 낮으며, 저학력자일수록 미취업탈출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비교적 짧은 미취업기간에서는 30~45세 중년층의 탈출확률이 높지만, 미취업기간이 길어질수록 30세 미만 청년층의 탈출확률이 높아진다. 45세 이상은 매우 짧은 미취업기간을 제외하면 미취업탈출확률이 가장 낮은데, 이는 고령층의 경우 이직 직후 단기간에 미취업탈출에 실패할 경우 미취업상태가 장기화될 위험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비자발적 이직을 경험한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이직 초기에는 미취업탈출확률이 높으나 미취업기간이 길어지면서 미취업탈출확률이 낮아진다. 이러한 결과는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비저임금 근로자보다 직업탐색능력 등 이행숙련이 떨어지고 직업탐색 자원 또한 빈약하여 미취업기간이 길어지면 미취업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워짐을 시사한다. 따라서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한 저임금 근로자에 대해서는 이직 초기에 직업탐색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수단을 재정비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함의한다.
다섯째, 일자리이동이 빈번하여 미취업횟수가 많은 근로자의 경우 초기에는 미취업횟수 증가에 따라 미취업탈출확률이 높아지나, 미취업횟수가 너무 많아지면 거꾸로 미취업탈출확률이 떨어진다. 이는 이직사유에 관계없이 빈번한 노동이동과 미취업상태를 경험하는 근로자의 경우, 적정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일자리이동은 미취업탈출 가능성을 저하시켜 결국 미취업상태의 장기화라는 함정에 빠질 위험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 일자리이탈확률 분석결과 및 정책적 시사점

이직사유별 · 근로자특성별로 일자리이탈확률에 대한 주요 분석결과(제4장 3절)와 정책적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취업탈출확률 분석결과와는 달리 일자리이탈확률에서는 자발적 이직과 비자발적 이직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짧은취업기간에서는 비자발적 이직 경험자일수록 일자리이탈확률이 낮은 반면, 비교적 긴 취업기간에서는 비자발적 이직 경험자의 취업이탈확률이 높아지는 패턴을 보여준다. 한편, 어떤 직장에서 일자리이탈확률이 낮은(높은) 근로자일수록 비자발적 이직(자발적 이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재 일자리에서 취업기간이 긴 근로자의 경우 취업이탈성향은 낮지만, 결국 고용조정과정에서 비자발적 이직의 우선적 대상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둘째, 비자발적 이직사유 가운데는 폐업 · 도산 사유의 일자리이탈확률이 가장 낮고, 정리해고, 회사사정 사유가 뒤를 이으며, 계약만료 사유의 일자리이탈확률이 가장 높은 경향을 보인다. 계약만료 사유 근로자의 일자리이탈확률이 높은 것은 주어진 기간 동안 수행되는 특정 공사 · 프로젝트를 위해 고용된 경우가 많은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발적 이직 가운데는 전직 · 자영업 사유의 일자리이탈확률이 기타 개인사정 사유보다 낮은데, 이는 전직 · 자영업 사유의 경우 고용으로의 이행이 원활할 뿐 아니라 일자리궁합 또한 우수하여 일자리이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셋째, 여성의 경우 비교적 짧은 초기 취업기간에는 일자리이탈확률이 낮지만, 취업기간이 길어질수록 남성보다 일자리이탈확률이 높아진다. 연령별로는 이직사유에 관계없이 45세 이상이 일자리이탈의 위험성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으로 나타났다. 청년층과 중년층의 경우는 이직사유별로 다른데, 자발적 이직에서는 30~45세 중년층의 일자리이탈확률이 낮은 반면, 비자발적 이직에서는 30세 미만의 취업이탈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학력별로는 이직사유에 관계없이 고졸 이하가 전문대졸 이상에 비해 일자리이탈확률이 높다. 저학력계층의 경우 앞서 보았듯이 고학력계층보다 미취업탈출확률이 낮은데다 일자리이탈확률 또한 높아서 노동시장 이행의 위험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임금수준별로는 저임금 근로자의 일자리 이탈확률이 비저임금 근로자보다 높은데, 저임금 근로자의 미취업탈출확률 또한 비저임금 근로자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동시장 이행에서 양면의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이라 할 수 있다.

◈ 미취업 · 일자리기간 결정요인 분석결과와 정책적 함의

제5장에서는 일자리기간 및 미취업기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을 통제하는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제3장과 제4장의 그것과 대체로 부합한다. 다양한 회귀분석모형의 추정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성 · 청년층 · 고학력자, 이직 이전 전문직 및 사업서비스 · 건설 · 제조업 종사자의 경우 미취업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경향을 보인다. 반면, 여성 · 고령층 · 저학력자, 이직 직전 사무 · 판매 · 서비스직 및 유통 · 사회서비스업 종사자의 미취업기간이 긴 것으로 추정되어, 구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취업기간이 길어질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향후 이들 취약계층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는 맞춤형 고용지원?직업능력개발 서비스를 통해 노동시장에서 이들이 직면하는 위험을 줄여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둘째, 실업급여 수급여부는 대부분 기존 연구와 마찬가지로 미취업기간을 늘리는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실업급여 수급이 실업기간 연장을 초래한다는 분석 결과는 노동시장 이행의 원활화라는 정책 목표에 비추어 부정적 효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실업급여의 효과를 평가함에 있어서 단순히 실업기간 연장이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이행을 통한 노동시장 성과의 제고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실업급여가 실직자들에게 일정기간 소득을 보전함으로써 적절한 교육훈련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로 이끄는 가교역할을 한다면, 실업급여가 가져오게 될 노동시장 이행 성과의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실업기간 연장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상쇄 또는 상회할 수 있다. 향후 실업급여가 실업기간과 임금수준 등 노동시장 이행 성과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이직사유별로는 미취업기간 또는 미취업탈출확률에 미치는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직 · 자영업을 위한 이직의 경우 폐업 · 도산을 제외하고는 미취업기간(미취업탈출확률)이 가장 짧게(높게) 나타난다. 반면, 기타 개인사정에 따른 이직은 자발적 사유이긴 하지만 비자발적 이직보다도 미취업기간이 다소 긴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발적 이직사유 중에서는 정리해고와 계약기간만료 사유의 미취업기간이 길고 기타 회사사정이 뒤를 이으며, 폐업 · 도산이 가장 짧은 미취업기간을 보여준다.
넷째, 일자리기간 및 일자리이탈확률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중년층일수록, 전문직과 제조업 종사자일수록, 비저임금 근로자일수록, 이전 일자리에서 자발적 이직을 경험한 근로자일수록 일자리이탈확률이 낮고 일자리기간이 길게 나타난다. 반면, 학력수준이 낮을수록, 청년층일수록, 사무 · 판매 · 서비스직과 서비스업 종사자일수록, 저임금 근로자일수록, 비자발적 이직을 경험한 근로자일수록 일자리이탈확률이 높고 취업기간이 짧게 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끝으로,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첫째, 분석 자료에서 제공하는 노동력상태에 대한 정보의 부족으로 실업과 비경제활동을 구분하는 분석이 가능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업과 비경제활동을 포괄하여 미취업상태로 정의하고 미취업↔취업 이행과정을 분석하였다. 둘째, 분석 자료의 임금정보가 부족하여 일자리이행 성과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본 연구는 분석 자료에서 가용한 입직임금 정보를 사용하여 제한적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향후 비경제활동, 실업 등 다양한 노동력상태에 대한 정보, 그리고 풍부한 임금정보를 가지는 분석자료 구축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Of Contents
제1장 머리말 = 1
제2장 노동시장 이행에 관한 몇 가지 논의 = 4
제1절 이행노동시장에 대한 이해 = 4
1. 이행노동시장론 = 4
2. 저임금 근로자의 이행:회전문 효과 대 징검다리 효과 = 9
제2절 실업급여와 노동시장 이행 = 11
1. 실업급여와 노동시장 이행:직업탐색모델을 중심으로 = 11
제3절 노동시장 이행 및 실업급여에 관한 기존 연구 = 16
1. 노동시장 이행과정에 관한 연구 = 17
2. 실업급여의 효과에 관한 연구 = 19
제4절 소결 = 23
제3장 노동시장 이행경로에 대한 분석 = 26
제1절 분석자료 = 26
1. 분석 자료의 구성 = 27
2. 표본 특성 및 기초통계 = 32
제2절 이직사유별 일자리이행경로 = 49
1. 전체근로자의 일자리이행경로 = 50
2. 자발적 이직과 비자발적 이직 = 54
3. 세부 이직사유별 비교 = 64
제3절 근로자특성별 일자리이행경로 = 77
1. 연령계층별?이직사유별 비교 = 77
2. 임금수준별?이직사유별 비교 = 88
3. 성별?이직사유별 비교 = 98
제4절 이직사유별 일자리이행의 성과 비교 = 106
1. 입직임금의 변화 = 106
2. 일자리기간의 변화 = 111
제5절 요약 및 결론 = 112
제4장 미취업?취업 생존함수 및 탈출확률 분석 = 115
제1절 분석모형 설명 = 115
제2절 미취업 탈출확률 및 생존함수 추정 = 118
1. 이직사유별:비자발적 이직자 대 자발적 이직자 = 120
2. 세부 이직사유별 근로자집단간 비교 = 124
3. 근로자특성별?이직사유별 비교 = 128
4. 일자리횟수 증가에 따른 미취업탈출확률의 변화 = 139
제3절 일자리 이탈확률 분석 = 142
1. 비자발적 이직자와 자발적 이직자 간의 비교 = 143
2. 세부 이직사유별 근로자집단간 비교 = 146
3. 근로자특성별?이직사유별 취업 탈출확률의 비교 = 149
제4절 요약 및 결론 = 159
제5장 미취업?취업기간 및 탈출확률의 결정요인 분석 = 163
제1절 분석 모형 = 163
1. 생존기간 분석모형 = 163
2. 해저드 분석모형 = 165
제2절 미취업기간 및 미취업탈출확률에 대한 회귀분석 = 166
1. 전체 표본에 대한 회귀분석 = 166
2. 일자리횟수 표본별 회귀분석 = 177
제3절 취업기간 및 취업탈출확률에 대한 회귀분석 = 180
1. 전체 표본에 대한 회귀분석 = 180
2. 일자리횟수 표본별 회귀분석 = 186
제4절 요약 및 결론 = 188
제6장 요약 및 정책적 함의 = 191
Series
연구보고 2008-05
Extent
219
Type(local)
Report
Type(other)
연구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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