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훈련지원제도의 특성과 효과에 관한 연구

Abstract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기업 훈련(employer-provided training)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근로자의 능력개발에서 기업 훈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기업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학습조직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장년화?장기근속화가 심화되고 있어 재직근로자의 능력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교육훈련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은 경제위기 이후 실업자의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취업능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여 왔다. 이제 실업률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사후적인 실업자 훈련보다 사전적인 기업내 훈련의 활성화를 모색하여야 할 시점이다.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은 기업으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하여 기업이 실시하는 훈련비의 일부를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훈련투자를 촉진하고자 하는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고용보험을 통한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를 중심으로 기업 훈련의 실태 및 참여 결정요인, 그리고 성과 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기업훈련을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정책을 모색하였다.

?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제도의 의의와 한계

제2장에서는 분담금-지원금 제도라 할 수 있는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의 의의와 한계를 역사적인 변천과정을 통해 살펴보았다. 경제성장에서 필요한 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기업에게 훈련의무를 부과하는 정부 주도적인 직업훈련체제로부터 재직근로자의 평생능력개발을 촉진하고자 하는 수요자 중심의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분담금-지원금 제도가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의무부과에 의해 기업의 훈련 실시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필요에 의한 자발적인 훈련에 대해 훈련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기업의 훈련 투자가 확대되었다. 공적인 재원(직업훈련분담금 또는 고용보험기금)의 지원을 통해 기업 내에서 훈련받은 연인원은 1994년 152천명에서 2002년 1,591천명으로 10배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개별 사업주에게 훈련비 위주로 지원하는 제도는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 또한 확인된다.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 훈련과 상충될 수 있는 현행 훈련과정 인?지정의 경직적인 운영, 표준훈련비 중심의 획일적인 적용 등이 그것이다. 또한 분담금-지원금 제도가 가지는 장점 중의 하나는 개별 기업의 훈련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훈련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인프라의 확충 등 직업능력개발사업 전반의 활성화로 아직 나아가고 있지는 못하다.

?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의 현황과 문제점

제3장에서는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의 실태를 고용보험전산망의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DB뿐만 아니라 2002년부터 구축되기 시작한 직업훈련정보망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첫째, 고용보험의 지원을 받는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이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내 훈련기회는 근로자간에 불균등하게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특히 여성?저학력?저숙련 근로자의 훈련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훈련 격차가 숙련 격차를 야기하여 임금과 고용의 격차를 심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노동이동률이 높은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일수록 훈련참여율이 낮다는 분석결과는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이 개별 기업에 대한 훈련비 지원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둘째,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에서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향상훈련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근로자의 특성에 부합한 훈련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직업능력개발사업이 채용관행의 변화?노동이동의 증대 등 변화하는 노동시장의 여건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일과 훈련을 병행할 수 있는 인터넷 통신훈련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정보통신?사무관리분야 등에 치중되어 있어, 대안적인 훈련방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고용보험을 통한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는 기업내 훈련의 효과성과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그 주된 수혜자가 대기업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의 역진성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은 중소기업의 훈련 참여율이 낮기 때문이다. 훈련실시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훈련 참여를 촉진하기 위하여 초기업적인 공동훈련체제를 모색하는 한편으로 근로자 자율적인 훈련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 기업훈련의 결정요인

제4장에서는 ?사업체패널조사?(한국노동연구원)를 이용하여 기업훈련의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특히 고성과 작업시스템이 기업내 근로자 숙련의 수요 요인이라는 가설에 입각해서 고성과 작업관행이 교육훈련 투자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고성과 작업시스템과 그 구성요소인 몰입형 인사관리 그리고 참여적 작업조직이 기업의 교육훈련 투자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의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는 몰입형 인사관리의 한 차원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분석결과는 고성과 작업시스템이 교육훈련을 증가시키는 영향요인이라기보다는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경우에는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도 높다는 양자간의 밀접한 상호관련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기업 훈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수요 요인인 작업시스템 개혁과 밀접한 관련성 속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도입은 기업교육 훈련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어떤 유인이나 규제보다도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고성과 작업시스템이 요구하는 숙련의 사회적 공급과 관련해서 노사정 파트너십의 구축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질 높은 숙련의 사회적 공급은 고성과 작업시스템의 도입을 촉진시킬 것이고, 이는 다시 기업의 교육훈련투자를 증진시키는 선순환을 낳을 것이다. 고성과 작업시스템은 기업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근로생활의 질(QWL)도 증진시키기 때문에 노사간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고성과 작업시스템과 근로자 숙련형성을 의제로 한 전국적, 업종별 내지 지역별 노사정간 사회적 대화와 이에 근거한 실천프로젝트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의 성과

제5장에서는 고용보험을 통한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의 성과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하여 고용보험전산망의 사업주 직업능력개발훈련DB와 기업 재무제표를 연결하여 1999～2001년에 걸친 3개년의 기업 패널자료를 구성하여 분석하였다. 주요한 발견은 첫째, 고용보험을 통한 훈련비 지원은 기업의 훈련투자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능력개발사업을 통한 훈련비 지원 여부 및 1인당 직능 지원비 지원은 기업의 훈련투자비용을 유의하게 증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기업의 훈련투자는 생산성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며, 고용보험을 통한 훈련비 지원 여부 및 1인당 직능 지원비 지원은 기업의 생산성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분담금-지원금 제도라고 할 수 있는 고용보험 직업능력개발사업이 기업의 훈련투자를 촉진하여 기업 차원의 성과를 개선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는 훈련비 지원제도가 훈련을 실시하는 기업에게 단순히 고용보험을 통해 훈련비를 대체해 주는 효과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의 기업 훈련 촉진 효과나 생산성 증대 효과의 크기는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점 또한 지적되어야 한다. 이는 사업주 직업능력개발 지원제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과 결합한 훈련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