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서비스산업 고용관계 : 음식점, 호텔업, 백화점과 할인마트를 중심으로

Abstract

이 글은 서비스 사회화에 따른 노동과 삶의 변화를 한국의 유통업(도소매업), 음식업 그리고 숙박업을 대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위 전통적 서비스업이라고 불리는 이 업종에서의 노동과 삶의 변화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하나는 전통적 서비스업과 기타 서비스업에서의 서비스 사회화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통적 서비스업의 경우 서비스 사회화에 따라 노동과 삶의 질이 보다 악화되는 반면, 기타 서비스업에 있어서는 노동과 삶의 질에 있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개선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통적 서비스업까지 포함한 전체 서비스업에서 노동과 삶의 질의 악화가 전반적인 양상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의견은 서비스 사회화 혹은 탈산업화에 관한 기존의 연구 결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서비스 사회화의 미래는 비관론(Bravermann, 1974;ollert, 1988; Murray, 1989; Clarke, 1990; Tomaney, 1990; Ritzer, 2000), 낙관론(Bell, 1999;iore & Sable, 1984; Boyer, 1988a, 1988b; 1989; 1990; Boyer et al., 1988; Lipietz, 1988; 1992) 그리고 혼합론(야마따 도시오, 1993; 정이환, 2004)으로 나뉜다. 서비스 사회화가 특정 사회, 무엇보다 한국 사회 전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이 글의 범위를 넘어선다. 또한 한국에서의 서비스 사회화는 지배적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어 좀 더 추적이 필요하다. 하지만 서비스 사회화가 업종에 따라 상이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그것이 산업 전체를 크게 두 가지 부분, 즉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누고 양자 간 의 골(cleavage)을 깊게 만든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서비스 사회화는 부정적 효과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점은 여전히 남는 질문이다. 또한 Ritzer(2000)의 지적처럼 맥도날드화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상당히 다양한 업종에서 나타나는 경향이라면 노동과 삶의 질의 악화는 단지 전통적 서비스업종만의 특성이 아니게 된다. 때문에 이 글은 혼합론과 비관론의 문제 제기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노동의 질(job quality)의 변화에 국한하여 노동과 삶의 변화를 추적하는 한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노동과 삶의 변화가 서비스업 전체에 끼치는 함의에 주목한다. 대체적으로 이 글은 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노동의 질은 저하되고 있고, 그것이 최소한 서비스업종에서의 중심-주변으로의 양극화 현상을 구조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를 밑바닥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론에 가깝다. 이를 위한 구체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 노동과정은 통제의 지속인가 자율성의 확대인가? 전통적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개선된다면 자율성의 확대로 나아갈 여지가 있는가? 둘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 구상과 실행의 분리는 개선되는가 아니면 보다 강화되는가? 셋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 임금 및 근로조건, 복리후생 등이 개선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넷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고용형태는 정규근로에 가까운가 아니면 비정규근로가 보다 지배적인가? 그리고 보편적인 고용모델은 무엇인가? 다섯째, 전통적 서비스업종 내에서 노동시장 분절구조가 확인되는가 아니면 하나의 단일한 주변부 노동시장을 형성하는가? 여섯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는 노사관계를 통한 일자리의 보호와 조율이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개인적인 선택이나 저항에 맡겨지고 있는가? 일곱째, 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노동의 질의 특징이 전체 서비스업에서 갖는 함의는 무엇인가? 분석 결과 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노동의 질’의 질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①음식숙박업 및 도소매업 모두에서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가 증가하여 전통 서비스업이 비정규직의 양산소인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정규근로보다는 비정규근로가 보다 지배적인 고용형태이다. ②저임금 및 사회적 취약계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노사관계를 통한 보호나 조율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법적인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③철저하게 구상과 실행이 분리되며 자율성보다는 통제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것은 현대적인 정보통신체제를 갖추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백화점 및 할인마트에서 오히려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④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임금 및 근로조건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⑤전통적 서비스업 내부에서 중심-주변부 노동시장이 확인되고 고용모델 역시 중심-주변 혹은 중간쇠퇴형 고용모델이 두드러진다. ⑥전통적 서비스업에서의 노동시장이나 고용모델의 특성은 서비스업 전체를 중심-주변으로 나눌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