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통계 개선방안

Abstract

1997년말에 발생한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 비정규직 비중의 증가 등 고용사정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임금수준의 감소, 근로자간 임금격차의 확대 등 각종 근로조건도 크게 변화되었다. 이와 같이 외환위기 직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던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사회 · 경제적 문제로 크게 부각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적절한 정책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노동시장의 구조 및 그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노사관계 당사자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에게도 절실하게 요구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고용, 임금 등에 대한 각종 노동통계는 전반적으로 사회 · 경제구조의 중장기적 변화 및 노사관계 당사자, 정책입안자의 절실한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노동시장의 구조와 그 변화의 실태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는데 필요한 각종 조사통계를 노동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고용 및 임금에 한정하여 현재 문제점과 향후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주된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통계청에서는 현재 고용에 대한 조사통계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매월 그리고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를 부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들이 제기된다. ① 1998년 이후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소득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 비록 최근에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를 통하여 소득을 조사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 임금근로자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노동공급 또는 소득불평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사상의 어려움을 고려하더라도 향후에는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를 통하여 적어도 매년 1회 이상 소득에 대한 부가조사를 정착시키고, 소득도 근로소득 및 비근로소득으로 세분하여 임금근로자 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가능인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여야 한다. ② 현재 이들 조사통계의 가중치는 지역 · 성별로 부여되어 있다. 이와 같이 가중치가 지역?성에 한정하여 부여됨으로써, 특히 표본개편을 전후하여 가중치가 고려되지 않는 계층 예컨대, 연령계층 및 학력수준별 시계열이 단절되는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모집단에 대한 규모추정이 가능한 연령계층 및 학력수준까지 포함한 보다 세분화된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지역 추정기법(small area estimation) 등 통계기법의 개발을 통한 지역별 실업통계 생산도 요구된다. ③ 이들 조사통계와 관련하여 현재 부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노동현안(예; 비정규직, 청년층실업 등)뿐만 아니라 향후의 새로운 요구(예; 노동조합원 여부)에도 신속하게 부응하도록 정기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둘째, 통계청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가구의 소득/지출에 대한 조사통계인 [도시가계조사]와 [가구소비실태조사]는 각각 매월 및 5년 주기로 실시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들이 제기된다. ① 현재 [도시가계조사]는 도시지역 2인 이상 가구를 조사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지출과는 달리 소득에 대한 조사는 임금근로자가구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국 가구에 대한 소득의 대표도는 2000년 현재 약 35%에 그치고 있다. 이와 같이 [도시가계조사] 조사대상의 제약 때문에 전국 가구의 소득/지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소득불평등에 대한 정확한 실태도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다. 다만, [가구소비실태조사]는 [도시가계조사]보다 조사대상이 광범위하지만, 여전히 농 · 어가가 분석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따라서 향후 [도시가계조사]는 전국의 모든 가구를 조사대상으로 하면서 소득/지출을 모두 조사하는 ‘전국가계조사’로 점진적으로 개편되어 야 한다. ② [도시가계조사]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부분표본(subsample)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자료를 종횡단면적으로 결합하면 추가적인 비용을 그다지 지출하지 않고서도 매우 양질의 노동패널자료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통계청은 이러한 자료를 생산하여 연구자가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③ [도시가계조사]의 상대적으로 높은 단위불응답(unit non- response)에 대응하기 위한 통계적 기법(imputation)의 공표뿐만 아니라 표본관리방식의 변경 및 국민 일반의 조사협조를 제고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셋째, 노동부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고용 및 임금에 대한 조사통계로 [매월노동통계조사], [노동력수요동향조사],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소규모사업체근로실태조사], [기업체노동비용조사] 등이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들이 공통적으로 제기된다. ①사업체조사인 노동부의 조사통계는 조사대상(예; 산업, 규모, 고용형태)에 상당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조사대상 산업은 가사서비스업(산업대분류 S), 국제및 국기관(T)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주로 근무하고 있는 공공행정 · 국방및사회보장행정(N), 국 · 공립의 교육기관(N) · 학교(O) · 병원(P) · 도서관(Q)도 제외되어 있다. 둘째, 비록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의 확대로 조사대상 사업체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조사통계는 여전히 5인 이상으로 한정되어 있다. 셋째, 특히 조사대상 고용형태도 거의 대부분 정규직인 상용근로자로 한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조사대상의 한계 때문에 전체 임금근로자에 대비한 노동부 조사통계의 대표도는 2000년 현재 약 58.6%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노동부 조사통계는 모든 산업, 모든 규모, 모든 고용형태를 포함하도록 점진적으로 조사대상을 확대하면서 조사항목이 사실상 중첩되는 조사통계(특히 임금 및 노동비용)를 과감하게 통합할 필요성이 있다. ②현재 노동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사업체조사는 통계청의 [사업체기초통계조사]를 모집단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 조사과정에서 활용하는데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여 표본관리상의 많은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사업체기초통계조사] 이외에 거의 시차 없이 관리되고 있는 고용보험DB, 공무원연금DB, 사립학교교직원연금DB 등 양질의 자료를 활용하여 새로운 표본을 추출하거나 이탈된 표본을 대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넷째, 노동부의 사업체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 및 이에 대한 개선방안 이외에도 사업체수량조사 및 사업체가격조사에서도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① 비록 [매월노동통계조사]는 시의성 확보 및 시계열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매월노동통계특별조사?의 다른 통계자료로의 대체가능성을 검토하거나 이를 [노동력수요동향조사]와 통합하여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②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소규모사업체근로실태조사], [기업체노동비용조사] 등은 모두 민간부문의 상용근로자를 조사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현재 별도의 조사통계가 실시되고 있지 않는 부문(예; 민간부문 비상용근로자, 정부부문 전체)부터 시험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친 이후 전체 임금근로자를 조사대상으로 하는 가칭 ‘전국임금구조조사’로 통합하여 전체 임금근로자에 대한 통계적 대표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개별 조사에 따른 중첩적인 조사비용을 대폭 절감시킬 필요가 있다.

다섯째, 고용 및 임금에 대한 조사통계 이외에 행정적으로 전수 조사되고 있는 양질의 노동관련 통계가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들이 제기된다. ① 노동부의 해당 부서에서 노동정책 수립 및 평가를 목적으로 부정기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특히 노사관계/인적자원관리 영역의 전수 조사되고 있는 각종 행정통계들(예; 노동조합, 임금교섭, 산업재해 등)도 체계적인 지침을 통한 효율적인 자료의 생산·관리·활용이 필요하다. ② 또한 행정적으로 전수 조사되고 있는 양질의 노동관련 통계(예; 4대 사회보험 및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뿐만 아니라 국세청의 Data Base 등)도 연구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끝으로, 비록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양질의 노동통계 생산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고 있지만, 노동관련 조사통계의 통계적 정확성과 신속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예; 예산 및 인력)은 여전히 미흡하다(no input, no output). 그러나 통계적 대표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의적절한 양질의 노동통계의 생산은 객관적인 사실확인에 근거한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편익은 비용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