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사관계 연구 : 사업장패널 예비조사 자료분석 - 기초통계편

Abstract

1997년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경제 및 경영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기업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사업장 단위의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관행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련 자료의 미흡으로 사업장 단위에서 전개되고 있는 변화의 실태와 방향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에 서는 노동시장의 수요 측면인 사업장 단위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동태파악을 위해 정부주도하에 정기적으로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패널조사를 실 시하여 그 결과를 고용 및 노사관계 관련 정책의 수립과 평가를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시장 관련 정보에 비 해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관련 기초통계는 거의 없는 실정이며,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행정통계 중심의 자료로서 신뢰성 결여로 인해 정책자료로서 의 활용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에 있다.

이번에 실시된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예비패널조사는 사업장 단위의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의 변화실태와 그 요인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노사관 계 및 인적자원관리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관련 통계를 보완할 뿐 아니라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 관리 정보를 제공하여 신뢰성 있는 자료의 부족으로 인한 노사의 인식격차를 해소하여 보다 정합성 있는 노사정책과 시의적절한 정부정책을 효율적으로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아울러 패널조사 결과자료를 활용한 연구의 활성화는 인적자원관리 기법들의 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을 유도하고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한국형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모델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 대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는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용사업장을 대상으로 표본설계하여 표집된 사업장의 인적자원관리 담당자, 노사관 계 담당자, 근로자대표, 그리고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표본설계 결과 농림어업을 제외한 56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총 543개 사업장이 최종표본으로 선정되었다.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패널조사의 기초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인적자원관리에 관한 기초통계에 대한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첫째, 채용관리의 경우 모집시기는 모든 직종에서 수시모집이 압도적으로 선호되고 있으며, 모집방법은 정기모집은 대중매체의 활용도가, 수시모집에서 는 인터넷의 활용도가 높아 모집시기와 모집방법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방법은 전공분야를 가장 중시하는 연구직을 제외하고는 인성, 면접점수, 전공분야, 입사성적 등의 순이다.

둘째, 교육훈련의 경우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사업장의 비율이 49.4%로 지식기반경제시대에 걸맞는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경공업이 나 비제조업보다는 중화학 사업장과 대기업일수록 교육훈련이 많이 실시되고 있다.

셋째, 업적·성과 중심의 인적자원관리에서 핵심적인 요인인 인사고과는 생산직을 제외한 나머지 직종에서는 70∼75%의 실시율을 보이고 있으나, 중 화학공업 사업장과 대기업에서 전반적으로 모든 직종에서의 실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고과의 평가요소는 업적, 능력, 태도의 순으로 중요성 이 높아 업적 중심의 인적자원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근로자의 체계적인 육성보다는 선별을 위한 도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 인사고과에 대한 노조의 태도는 일부 사업장에서 노조의 반대로 실시하지 못하거나 비조합원에게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조합원에게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보상관리 측면에서는 특히 연봉제의 도입비율이 급증하여 속인적 성격을 갖는 연공 위주의 보상관리에서 업적 중심의 보상관리로 변화하고 있음 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섯째, 인적자원관리 방식은 급격한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지향적인 방식보다는 공동체 지향적인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보상체계와 고용관계면에서 는 직종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보상체계의 경우 관리직이 시장지향적 성격이 강하지만, 고용관계에서는 생산직이 오히려 시장지향적 성격이 강 한 것으로 나타나 흥미로운 결과를 보인다.

노사관계에 대한 기초자료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전반적인 노사관계 분위기를 외환위기 이전, 1998∼1999년, 2000년 이후로 구분하여 보면 사용자, 노동조합, 근로자 모두 최근에 가까울수록 협력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노사간의 힘 관계는 외환위기 직후에는 사측 우세로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다시 노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둘째, 노사관계가 불안한 요인을 노동자측과 사용자측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먼저 노동조합측 요인으로서 노사 모두 임금인상 위주의 단체교섭 관 행, 회사경영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능력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측 요인으로는 경영정보의 미공개, 위계적 의사결정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셋째,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일부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거나 작업장 규율을 세우는 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며, 오히 려 생산성 향상에 협조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사측의 노조활동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노사협의회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그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유노조사업장에서 무노조사업장에 비해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 는 경향이 높다. 본 연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관행이 그 이전시기에 비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신뢰 성 있는 정보 부족으로 올바른 정책마련이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시도되었다. 특히 고용관계에 대한 변화의 내용과 방향성에 대한 미시적인 수준에서의 체계적이고 종단적인 분석이 노동시장보다는 특히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부문에서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경쟁력 비교에 서 보았듯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의 국제경쟁력은 비교대상국가 중에서도 최하위그룹에 속해 국가경쟁력 저하의 주된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또한 지식기반경제와 디지털경제시대에는 인적자원이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원천으로 대두되고 있고,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는 결 국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본격적인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패널조사를 위한 예비조사로서의 성격을 지녀 설문지 구성이나 표집 등에서 많은 한계를 안고 있 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사업장 단위의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에 대한 심층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위한 노사관계 및 인적자원관리 패널예비조사 는 이번에 이루어진 예비조사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