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일의 세계

Abstract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에도 전통적으로 자연은 노동의 ‘타자’로 인식되어 왔다. 노동은 일자리와 환경보호를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면서 노동과 자연을 단절시켰고, 그 결과 자연이 생산 과정의 통합적 일부로, 노동의 협력자로 등장하는 것을 지체시켰다. 이러한 노동과 자연 사이의 역사적 적대, 잘못된 이분법은 노동조합 운동 진영이나 노동연구에서도 자연(환경․생태)은 송곳 하나만큼의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다. 최근 심화하고 있는 기후위기의 영향은 노동연구에서 자연을 포함시킴으로써 노동과 자연 사이의 ‘관계성’을 탐색해야 할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 연구는 기후위기와 일의 세계를 둘러싼 담론과 관점에 관해 논의하는 한편(제1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 정책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해 개요와 석탄화력발전, 자동차, 의류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노동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제2부). 이 연구를 함께 진행한 연구자들은 법학, 경제학, 경영학, 노동사회학, 과학기술․환경사회학, 국제개발학 등 다양한 학제적 배경을 갖고 있다. 기후위기와 일의 세계에 관한 논의가 다학제적 기획이어야 하고, 그만큼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논의를 포괄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방법 측면에서도 ‘노동의 인간화’ 테제가 내포하고 있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연구에서부터 노동자들의 기후위기와 산업전환 과정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관한 미시적 연구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다. 노동연구 진영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는 그 출발점으로서 우리는 기후위기가 일의 세계에 미치는 다층적인 면을 드러내고 앞으로 노동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영역과 쟁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