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 직업안정기관 운영실태 및 개선과제

Abstract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직업안정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특수한 경험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공공직업안정기능은 완전히 정착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공공직업안정서비스는 1997년 외환위기 위기 이후 인프라나 조직 면에서 대폭 확대되었으나, 아직도 고용보험의 일부 기능으로 보조역할의 성격이 강하고 적극적인 직업안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공공직업안정기능이 담당해야 할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 정립되어 있지 못한 상태로 오히려 취약계층은 나름대로의 취업망(network)을 가진 민간직업안정기구를 이용하는 상황이다. 한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규제완화의 추세와 더불어 민간직업안정기구의 숫자는 급팽창했고, 현재 전문성이 미흡하고 영세한 직업소개업소들과 규모면에서 급성장한 직업정보제공업체, 그리고 종합인력개발회사의 성격을 가진 대규모 사업체 등이 혼재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노동시장에서 민간직업안정기구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2장은 공공직업안정기구의 변천과정,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 등을 살펴보고, 공공직업안정기구의 업무, 현황 및 추이를 고용안정센터를 중심으로 분석한 후 현재 공공직업안정기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그 개선방안을 정리한다. 제3장은 우리나라의 민간직업안정기구의 현황을 직업소개소와 직업정보제공업체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노동부에서 실시한 실태조사를 중심으로 민간직업안정기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분석한다. 제4장은 공공과 민간직업안정기구의 관계와 그 발전 단계를 살펴본 후, 외국에서 나타나는 공공과 민간직업안정기구의 연계형태를 유형별로 정리한다. 결론으로 우리나라 직업안정기능의 극대화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어떻게 연계해 나가야 할지 정책방안을 제시한다.

2. 공공직업안정기구

직업안정법에 나타난 정부의 직업안정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직접적으로 취업알선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직업소개), 한편으로는 민간 직업소개소 및 인력서비스 기관에게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여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를 지도?감독하는 업무를 수행(민간부문의 감독)하며, 또한 구직자에 대한 직업지도, 고용정보 제공, 직업훈련이나 재취업에 대한 지원을 수행하는 것이다. 공공직업안정기관의 종류로는 먼저 중앙정부조직으로 설치?운영되는 직업안정기관으로 고용안정센터, 일일취업센터 등이 있고, 그외 선원이나 전역 군인 등 특정한 계층 대상의 취업알선을 위해서 관련 부처에서 운영하는 취업알선기관들이 있다. 고용안정센터는 종합적인 고용안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1998년부터 설치한 노동부의 지방노동관서로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직업안정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고용안정센터의 경우 전체 공공직업안정기관 가운데 구인?구직 및 취업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아지는 추세에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직업안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가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기관들은 특정한 직종으로의 취업알선에 점차 국한된 특징을 보여주지만 고용안정센터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직종에 대한 구직자 등록 및 구인 요청이 있었으며,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취업 실적도 있었다. 다만 구직자 취업률과 구인업체 충족률을 제고할 수 있는 보완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공공직업안정기관의 취업지원서비스의 문제점은 첫째, 양적?질적으로 낮은 취업지원서비스 수준, 둘째, 조직구성원의 문제, 셋째, 민간기관의 연계 부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공직업안정기관의 낮은 취업지원서비스 수준 문제가 인력부족에서 오는 것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보다 인력 확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인력을 그나마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따른 혹은 센터에 따른 업무량을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이를 근거로 한 인력 충원 및 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양질의 구인 정보 및 구직자 정보 부재 속에서 나타나는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고용안정센터가 어느 한쪽의 정보에 우선적으로 치중하기보다는 양쪽의 정보를 동시에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예: 구인등록 권장제, 채용장려금이나 고용촉진장려금과 같은 제도를 이용한 인센티브제). 또한 구직자와의 심층상담을 통하여 구직자가 요구하는 일자리와 취업능력에 대하여 정확히 판단하고, 구직자가 일자리에 대한 과다한 기대수준을 가지고 있으면 이를 조정하고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직업상담원이 구직자에게 소개할 일자리를 찾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도록 직업분류 및 정보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취업지원서비스의 질적하를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일부 고용안정센터의 열악한 시설을 들 수 있다. 2002년 11월 고용안정센터 자가진단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고용안정센터에 완전밀폐형 부스가 없는 센터가 전체의 7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바, 고용안정센터에 외부와 차단된 심층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부스형 창구는 직업상담의 충실성과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완전밀폐형 창구의 설치는 취업지원서비스의 성과와 만족도를 모두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오리라 보인다. 조직구성원의 문제에서 직업상담원의 고용 불안정, 모호한 채용수단과 평정제도, 열악한 보수체계, 교육제도 미비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보다 높은 수준의 취업지원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업상담원의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인 바, 현재보다 심화된 교육훈련 및 연수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고용안정센터에 근무하는 직업상담원과 공무원 두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

3. 민간직업안정기구

직업안정서비스에 대한 수요확대와 더불어 민간직업안정기구는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며,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하여 민간인력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체적인 민간 유?무료직업소개소 현황을 살펴보면, 직업소개소는 2000년 3,378개에서 2002년 5,997개로 77.5%의 성장을 하여 상당히 빠른 속도로 사업체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이용하는 직업정보제공사업체들이 2001년 146개에서 2002년 264개로 1년 동안 80.8%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직업소개소의 경우, 국내 유료직업소개소는 2000년 3,168개에서 2002년 5,169개로 63.2% 증가하였는데, 법인은 463개에서 515개로, 개인은 2,705개에서 4,654개로 증가하여 법인과 개인 모두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일정한 규모를 갖춘 기업보다 개인들이 직업소개업에 진출하는 규모가 커져 영세한 직업소개업체가 증가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한편, 국내 무료직업소개소는 2000년 210개에서 2002년 403개로 91.9%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외 유료직업소개소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에 대부분 소재하고 있는데 2001년 24개에서 2002년 22개로 감소하였다. 2003년 상반기 현재 노동부에 등록된 직업정보제공사업체는 모두 192개로 나타났다. 직업정보제공업체는 이전에는 취업정보지 등이 주를 이루며 1993년 46개 업체에 그쳤으나, 1999년 66개, 2000년 104개, 2001년 146개, 2002년 190개 등으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인터넷을 정보제공 매체로 활용하는 사업체가 이러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95년 직업안정법 개정으로 직업소개업과 직업정보제공업의 겸업이 허용되었기 때문에 직업정보제공사업을 하는 사업체는 대부분 직업소개업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순수하게 직업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보다는 직업소개업을 겸하면서 종합인력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민간직업안정기구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직업소개소와 직업정보제공업체에 대해 담당 공무원과 사업자 공통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은 등록제 이후 무분별한 양적 증가로 인한 과다경쟁으로 사업부진을 겪고 있는 직업소개소들이 많아 질적으로 떨어지는 영세업체가 증가하고 있고, 전문성이 부족한 점이 많이 지적되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직업소개업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거나 또는 자격증제도를 운영하자는 의견과 교육훈련을 실시하자는 의견이 많이 도출되었다.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요금체계나 학력, 경력 등 자격조건에 대한 법규제에 대한 개선의견도 제시되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연계(공조)하는 방안으로는 주로 정부의 고용안정정보망과 취업정보를 공유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공공과 민간직업안정기구의 연계

현재 노동시장의 추세로 볼 때 사람들이 구직과 근로를 평생 동안 경험하면서 과거에 비해 더욱 많은 직종과 업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므로 노동시장에서의 고용정보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 습득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재교육 및 훈련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함께 새로운 직업안정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과정에서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민간인력서비스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형태로 생성되고 취약계층의 실업이 증가하는 국가의 경우 이들을 위한 특별한 직업안정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한 한편, 실업급여, 구직지원, 교육 및 훈련기회 제공, 고용 창출 및 근로경험 제공 사업, 셀프서비스를 이용하여 고용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 제공 등 직업안정기구가 담당해야 할 역할의 범위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한 국가의 직업안정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취해야 할 전략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큰 차이가 있다. 노동시장의 구조가 복잡화 내지는 다양화되고 구조적인 실업의 문제가 고착화되며 다른 사회안전망의 확대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수행까지 그 기능의 범위가 확대되는 선진국의 경우 직업안정기능 자체는 민간기관에 연계하여 확대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개발도상국가의 경우는 필수적인 공공직업안정서비스의 확충이 이러한 연계의 노력보다 더 필요한 조건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발도상국의 허물을 벗고 이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노동시장에서는 실업이 고착화되어 나타나기 시작했고, 다른 사회안전망이나 노동시장정책의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자체에서REA의 규모도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 연구의 분석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공공과 민간안정기구의 연계를 통한 직업안정서비스의 강화를 추진하기 전에 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ES의 역할과 활동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보다 효율적인ES의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고용안정센터에서의 직업상담기능은 고용보험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독자적인 전문성을 갖춘 영역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특히 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ES 나름대로의 고객지향적인 서비스(취약계층이 대상이라면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 일단 고용안정센터의 직업안정기능에 대한 홍보와 전문성 강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직업안정기능에 대한 역할 강화와 더불어 전문성을 가진 직업상담원들을 채용하고 장기적인 인력운용 계획을 세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는 상담시설에 대한 개선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REA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분석한 결과 공공직업안정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할 논리는 확실히 밝혀진다. 직업정보제공업체들은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로 무장하고 급속한 확장을 이루고 있으나, 규제완화의 차원에서 등록제가 완화된 이후 상담알선의 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선방안으로 직업소개업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거나 또는 자격증제도를 운영하자는 의견이 담당공무원이나 사업자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사업체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과다경쟁과수익의 문제가 이들 업체들을 괴롭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므로ES는REA의 활동을 감시 및 감독, 더 나아가서는 관리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공공부문의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는 동기를 제공하면서REA가 일정수준 이상의 직업안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기능을 보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취약계층의 취업문제를 예로 볼 때ES가 직접 취약계층의 구직활동에 참가하여 새로이 구인ㆍ구직의 통로를 찾기보다는 이미 민간직업소개업체들이 구축해 놓은 연결망(network)을 활용하여 지원금제도나 정보의 제공 등 동기유발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직업안정기능의 강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직업소개소나 정보제공업체의 등록이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규제완화에 의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 결과 심지어는 사업주들까지도 자격조건의 강화와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 및 훈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ES가 연계를 통해 활용하게 되는REA들에 대해 취약계층의 이용료 지원, 필요한 정보의 공유, 표준 분류 및 상담 매뉴얼 제공 등 연계에 의한 이익을 제공하면서REA가 엄격한 자격조건을 유지해야만 연계대상으로 선택하는 방식의 관리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ES와REA가 일부 분야에서 경쟁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으나, 전체적인 측면에서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각국의 사례에서 발견되는 공공과 민간직업안정기구간의 연계 및 협력을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 그 구체적인 예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구직?구인 정보의 공유 및 활용, 둘째, 직업 분류 및 적성분석과 인적사항 기재의 표준화 및 공동 사용(노동시장의 정보 투명성을 향상), 셋째, 교육ㆍ훈련 분야의 프로그램 연계, 넷째, 장기실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해 연계프로그램 개발, 다섯째, 전문 상담사 등 서비스 관계자에 대한 인적자원 교환 및 훈련 실시, 여섯째, 직업안정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한 상호 의견교환 및 상담(관련 업체들로 구성된 공공-민간위원회나 협의회의 창설 내지는 참여), 일곱째, 공공으로부터 민간으로의 계약을 통한 전문화된 업무 위탁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