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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과 한국 노사관계시스템 변화 (Ⅱ) : 한·미·일 비교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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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은수미오학수윤진호
Issued Date
2008
Publisher
한국노동연구원
ISBN
9788973567089
Keyword
비정규직한국 노사관계시스템미국의 비정규직일본의 비정규직한국의 비정규직
Abstract
본 연구는, 비정규직의 확대가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는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도드라져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그 원인을 다음의 여섯 가지로 가정한다.
①비정규직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②비정규직이 짧은 시기 동안 급증하였고 비정규 활용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낮다. ③외국에서는 비정규가 단시간 근로(part-time employment), 여성에서 발견되는 반면, 한국의 비정규직은 전일제 근로(full-time employment)인 기간제와 간접고용, 남녀 모두에서 발견된다. ④한국에서는 파견, 용역, 사내하도급의 비중이 급증하는 등 간접고용이 두드러지는 한편,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그리고 정규직과 간접고용 간의 임금 및 근로조건에서의 차이가 크다. ⑤정규직 근로에 대한 고용조정과 동시에 비정규직 활용이 나타나 한국에서의 비정규직은 정규직 근로를 보호하는 효과가 적은 한편,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정규-비정규직간의 연합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⑥비정규직의 낮은 조직률과 이해대변기제의 부재, 정책적 지원의 취약함, 불충분한 법 · 제도 등이 비정규직의 극단적항을 낳으며, 기업별 노사관계시스템이 이것을 더욱 강화시킨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와 같은 가정을 국제비교 분석을 통해 검증하는 한편,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응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비교대상 국가는 고용전략 및 고용체제의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한 A유형으로 분류(OECD, Employment Outlook, 2006)되는 미국과 일본으로 제한한다. 비교대상 국가를 이처럼 한정하는 이유는 한국의 비정규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정규고용 유연화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 일본은 노동시장 법?제도, 그리고 기업내부 고용관행에서 한국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점, 그리고 고용전략과 고용체제가 유사한 경우 비교검토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제한적인 비교연구를 통해 비정규 노동시장, 노사관계, 법 · 제도에 대한 국제적 이해를 높인 후 비교범위를 B유형 국가(주로 유럽)로 넓혀 나가는 것을 향후의 연구과제로 설정한다.
다음으로, 이 글은 비교방법론 중에서도 사례지향적인 맥락적 대조에 입각한다. 따라서 한국?미국?일본에서 나타나는 비정규직 활용의 일반적인 원리나 기제를 발견하기보다는, 각국의 특수성을 맥락적으로 살펴보고 기술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통계적인 자료뿐만 아니라 각국의 노사에 대한 심층면접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질적 접근과 양적 접근을 혼합하는 방식이다.
각 장의 구성 및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2장은 미국의 비정규직 현황과 규제 제도라는 제목으로 미국 비정규직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 법 · 제도를 분석하고, 미국의 비정규직 현황이 한국에 주는 함의를 기술한다. 한국에 던지는 함의를 중심으로 미국의 비정규직 현황을 살펴보면 첫째, 임의고용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낮은 실업률과 높은 고용창출력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비정규직의 규모가 작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금 및 근로조건이 열악하다. 미국 노동부(BLS)의 조사에 따르면 최대 13% 수준의 비정규직이 존재하지만, 회계검사원(GAO)에 따르면 3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대체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상당한 임금격차가 존재하며, 다만 한국의 사내하도급과 유사한 업무청부기업 노동자나 한국의 특수고용형태에 해당하는 독립계약자의 경우 임금수준이 높다. 하지만 이들도 기업복지나 사회보험에서는 아예 배제되거나 열악한 것으로 확인된다.
둘째, 미국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고, 개별 법률에서의 비정규직 보호조항이 미흡하며, 차별금지법의 실효성도 낮고, 근로감독상의 구멍이 있어 비정규직의 확산 원인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미국의 제도에서 몇 가지 참고할 점이 있는데 ①독립계약자에 대한 상세한 분류기준과 오분류시의 처벌조항이 존재하고 있어 근로자를 독립계약자로 오분류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 즉 한국에서도 근로자를 자영업자로 은폐함으로써 발생하는 특수고용 문제가 존재하며 그 규제를 위한 입법화가 논의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미국의 독립계약자 오분류에 관한 제도는 큰 참고가 될 수 있다. ②파견노동자의 보호를 위해 파견기업과 사용기업에 공동책임을 지우는 공동사용자 개념은 한국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제도 역시 파견노동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미국 법률에서는 노동자파견을 규제하는 특별법이 없으므로 사용사업주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명시한 규정도 존재하지 않지만 판례법(노동위원회 명령 포함)에 의해 확립되어 온 공동사용자 개념에 의해 노사관계 분야에서도 사용사업주의 사용자로서의 책임 부과가 가능하고 사용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노동조합 인정, 단체교섭의 청구가 가능하다(藤川惠子, 2006). 특히 자기 회사의 정규직 종업원을 명목상 제3의 회사 소속으로 전환한 다음 다시 이를 파견노동자로 사용하는 형식의 종업원 대여제도는 한국의 사내하청과 유사성이 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상당수의 주에서 어떠한 형식으로든 규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도 참고할 만하다. ③미국에서는 다양한 차별금지 법률을 가지고 있고 이들 법률들이 비록 미흡하기는 하지만 비정규직 보호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음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 밖에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각종 사회보험의 이동권 확대를 통해 이들에게도 사회보험의 혜택을 주려는 움직임 역시 참고할 만하다.
셋째, 노동조합의 비정규직에 대한 전략과 관련하여, 미국의 노동조합들은 구조면에서 산별노조이지만 실제로는 지부노조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비정규직 조직화 및 대변에 한계가 있다. 또한 비정규직에 대해 기본적으로 배제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포섭전략을 채택하는 노조도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서비스노조(SEIU), 호텔 및 레스토랑노조(HERE) 등은 적극적인 비정규직 조직화 및 대변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일부 산별의 지원하에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가 늘어나고 비정규직노조, 네트워크노조, 직업별노조, 지역별노조, 산별노조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조합들이 생성되며, 이들 모두 기업을 넘어서는 노동시장 횡단적 조직을 지향한다는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비정규노동자 가운데서도 파트타임노동자, 파견노동자 등을 적극적으로 조직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래 조직화가 어려웠던 독립계약자, 업무청부기업 노동자까지도 적극적으로 조직화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도 큰 시사를 던져준다. 또 운동방식에 있어서도 사회운동적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제3장은 일본의 비정규직 현황과 노사관계에 대한 분석이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일본의 비정규직은 파트타임근로자, 아르바이트, 계약사원, 파견사원, 촉탁사원 등이 있는데 비정규직을 표현하는 공통된 용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정의도 각 조사마다 다르다.
둘째, 1990년대 이후 비정규직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인건비 절감, 1일 · 1주간의 일의 번한(繁閑)에의 대응, 고용조정의 용이함이라는 노동력 수요측의 요인과 가계보조 · 학비조달, 자기 사정에 맞는 시간에 일할 수 있음, 통근시간이 짧음, 그리고 일과 가정의 양립 등 노동력 공급측의 요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일할 수 없기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이라는 형태로 근무하는 근로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간과할 수 없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처우격차는 임금의 경우 2002년까지 증가하였으나 2003년부터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셋째, 최근 일본 전체의 노조 조직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파트타임근로자의 조직률은 크게 증가하여 집단적 노사관계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 조직형태는 주로 기존의 정규직 중심의 기업별조합이 기업과의 조합원 범위를 비정규직까지 확대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넷째, 최근 파트타임근로자 이외의 비정규직의 노조조직화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계약사원 노조나 파견유니언 등이 대표적이다.
다섯째, 1990년대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 그 중에서도 청년층의 고용 · 실업 문제가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인식하에, 일본정부는 2003년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파트타임근로자 노동법의 개정으로 임금 등 노동조건, 교육훈련, 복리후생에 있어서 격차의 완화를 추진하는 한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꾀하고 있다.
여섯째, 노동조합의 대표격인 렌고(連合)는 비정규직의 조직화에 대한 적극적인 방침을 표명하였고, 산업별노조도 비정규직의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
다음으로, 일본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첫째, 일본 노동조합의 동질화전략에 근거한 비정규직의 조직화가 노사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특히 비정규직의 지위개선은 그들의 근로의욕 향상, 능력향상 · 발휘, 회사와 노조에 대한 충성심과 애착심 등을 불러일으켜 이전에 비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도요타자동차가 노조의 기간직근로자의 조직화에 이해를 표명한 것은 조직화가 결국 노동력 확보, 품질개선, 생산성 향상에도 좋은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의 경우 원칙적으로 비정규직은 자유롭게 노조를 결성하고 활동할 수 있다. 파견유니언과 속배유니언이 소속되어 있는 렌고유니언동경은 합동(일반)노조이나 조합원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와 단체교섭을 하여 부당한 업무관리비의 폐지, 산업재해보험 도입 검토, 더나아가 근로자성의 판단 등 상당한 성과를 이루어냈다.
제4장은 한국의 비정규직-노동시장과 노사관계라는 제목인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에서의 비정규직 문제는 간접고용으로 그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 주요한 원인은 ①노동시장에서 기간제가 줄어드는 반면 파견 및 용역, 그리고 사내하도급 등 간접고용이 증가하고 있고 이것이 이중적 노동시장을 강화하고 고용의 질 악화를 낳기 때문이다. ②한국에서는 사내하도급 등의 간접고용이 주요 제조업의 중요한 경쟁력 확보 요인으로 정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제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③지난 10년간 비정규 노동쟁의의 대부분이 간접고용에서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간접고용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사내하도급을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내하도급을 타인이 고용한 근로자의 근로를 자신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편입시키거나 결합시켜 사용 또는 이용하며, 그 결과 발생하는 이윤의 대부분을 원청이 향유하는 고용형태로 규정한다.
셋째, 2007년 비정규직은 2006년 대비 0.4% 증가하였으며 2000년 이후 기간제를 중심으로 한 비정규직의 증가가 주춤하거나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파견 및 용역, 일일근로 등 간접고용의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줄어든 기간제가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으로, 직접고용보다는 간접고용으로 이동하였으며,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현상은 오히려 강화되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비정규직 증가가 뚜렷하다. 그리고 임금에서의 변화보다는 부가급여의 변화를 통해 임금 및 근로조건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사회보험 가입률은 40% 내외 수준을 기록하여 여전히 정규직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소폭 증가하였다.
넷째, 2007년에도 비정규 노사관계가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하였고 무엇보다 제조업에서 주로 발생하던 비정규 노동쟁의가 비제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것은 비제조업 부문에서 확인되는 간접고용 특히 사내하도급의 확대와 긴밀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비정규 노사관계가 유지되고 제도화되기에는 몇 가지 장애요인이 있다. ①비정규 노동조합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취약하다. ②산별노조로의 전환이 비정규직의 조직률 제고나 노사관계 안정화에 아직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③기업별 시스템 중심의 정규직 노사관계와 초기업별 시스템 중심의 비정규직 노사관계의 충돌이 발생한다.
다섯째, 최근 비정규 관련 쟁점을 살펴보면 ①간접고용에 대한 별도의 규율이 필요한지 등 간접고용을 둘러싼 논란, ②비정규직에 있어서 자발과 비자발 구분과 관련된 논쟁, ③임금 및 근로조건에서의 차별과 차이에 대한 이견, ④비정규직 증가원인 문제, ⑤비정규직이 정규직 ‘대체형’인지 ‘보완형’인지를 둘러싼 논쟁 등으로 구별된다. 특히 정규직 대체형 혹은 보완형 여부와 관련된 논쟁에 있어 정규직 보완형의 지표는 ①비정규직의 상당부분이 기간제나 임시직이 아닌 파트타임 근로이며, ②시간당 임금이나 근로조건, 사회보험 가입 등에의 차이가 없고, ③정규직 전환체계가 존재하며 ④여성에서 파트타임이 많이 발견될 경우, ⑤노동시장의 기업별 분단이나 격차가 적고, 고용이 업종별 혹은 산별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질 경우 등이다. 이와 같은 지표에 입각해 보면 한국의 비정규직은 보완형이기보다는 대체형일 가능성이 높다.
제5장은 한 · 미 · 일 비교연구가 갖는 함의라는 제목으로 미국 · 일본 · 한국의 비정규 현황 및 법 · 제도를 요약하고, 한국의 비정규직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유로 설정한 여섯 가지 가정이 상당부분 입증되고 있음을 보인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노동관련 법 · 제도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이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서도 한시적 근로와 간접근로의 이용 비중이 높아 이중적 노동시장이 구조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지에서 파트타임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비정규직이 많이 발견되는 것도 한국과는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바로 이와 같은 특징이 한국에서 비정규의 양산이 광범위한 사회적 불안과항을 낳는 요인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비정규직 정의 및 규모, 임금 및 근로조건을 살펴보면 비정규직 규모는 한국>일본>미국 순이고, 미국의 비정규직이 알려진 것처럼 적은 것이 아니며, 일본은 비정규직이 증가하다 최근 정체한 반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집중적으로 발생하여 시기 집중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또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비정규직이 집중되어 있으며, 이것이 기존의 기업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비정규직 정의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으나 임금 및 근로조건, 그리고 사회보험에서의 격차는 세 나라 모두 큰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한국과 미국 · 일본 모두 기업별 노사관계시스템이 지배적이며, 비정규직의 조직률이 낮고 이들의 대표기제가 취약하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도 한국의 비정규직 조직률은 낮은 편이다. 그리고 유럽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단체교섭을 통한 규율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취약성은 두드러진다. 더군다나 최근 쟁점이 된 간접고용의 경우 기존의 노사관계시스템으로 규율하기가 더욱 어려워 노사관계의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비정규 관련 법 · 제도가 존재하나 미국에서는 별다른 규제가 보이지 않고 기존의 다양한 법률이나 제도 혹은 관행을 통한 부분적인 규율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고용이나 해고에 대한 규제가 강할 경우 비정규직의 비중이 증가한다고 하나, 미국의 사례에서는 이와 같은 요인이 반드시 비정규직의 증가를 가져오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임의고용의 원칙에 입각한 미국에서도 비정규직의 비중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체교섭 혹은 법 · 제도의 측면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적절한 규율이 이루어질 때 비정규 고용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가설도 가능하다. 즉 한국 · 미국 · 일본 모두 기업별 노사관계시스템이고 노사의 자율적 규제가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것이 법제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비정규 고용의 증가를 낳는 요인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인사노무관리의 특징이 비정규직의 증가를 낳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특히 한국은 일본과 달리 정규직도 정리해고나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온 관행이 있고, 1997년 이후에는 그와 같은 관행이 더욱 강화된 반면, 일본은 2003년부터는 정리해고나 희망퇴직의 정도가 매우 낮아졌다. 또한 미국에서는 임의고용의 원칙이 정규직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에도 적용되어 사각지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제6장은 결론으로 정책적 대응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기본방향’으로 첫째, 중장기적으로는 이중적 노동시장에 기초한 중심-주변 모델을 통합적인 노동시장 모델로 대체시키고 기업별 노사관계시스템을 산별 노사관계시스템으로 바꾸어 내는 것이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기본방향이자 원칙이어야 한다. 둘째, 중장기적으로 통합 시장모델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이중적 노동시장을 일거에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중적 노동시장 혹은 중심-주변 모델이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중심-주변간의 교량을 만들어내 이중적 노동시장의 구조화를 약화시키는 ‘점진적’ 방법이 중요한 정책적 목표여야 한다. ①중심과 주변간의 임금 및 근로조건, 그리고 사회복지 등에서의 차별 해소, ②중심-주변 모델을 강화시키는 주범인 기간제와 간접고용의 확대를 막는 한편, 주변 노동시장의 확장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 모색, ③정규직 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식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방향으로 차별해소를 위한 정책적 보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실현, 간접고용에 대한 대책,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의 네 가지가 있다.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차별해소를 위한 정책적 보완으로는 ①노조나 사회단체에도 차별신청권을 부여하여 차별신청을 제기하는 주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②차별시정 대상의 범위에 간접고용, 특히 사내하도급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③차별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 근로자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④산별교섭이든 기업별교섭이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연대주의적 노사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노동조합이 연대주의적 노사관계의 모범을 개발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연대주의의 원리를 기본 가치로 표방하고 구체적인 원칙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⑤단체교섭에서 차별시정 등을 명문화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차별시정 자체를 실제 적용할 경우 기업별교섭이든 산별교섭이든 무관하게 관련 교섭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행정지도 역시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⑥인사노무관리 및 노사관계에서 자율적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정부의 행정지도 역시 필요하다. ⑦차별금지법에 고용형태에서의 차별금지 조항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을 위해서는 직무분석에 따른 임금체계의 전환이 긴요한데, 처음부터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가능한 직종이나 업종을 대상으로, 또한 비정규직이 많은 직종이나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직무분석을 실시하고 임금체계를 개편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직무분석 기준을 재구성하고 직무평가시 비교대상 노동자의 선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 더불어 동일직무뿐만 아니라 동일직능을 결합하는 것 역시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 간접고용에 대한 대책으로는 우선 세 가지 규율방향 중 한가지 혹은 혼합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세 가지 규율방향은 ①사내하도급에 대한 차별시정, ②원하청 연대책임 의무화, ③단체교섭을 통한 규제 등이다. 다음으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①정부 차원에서의 사내하도급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②새로운 유형의 노사관계(비정규 및 원하청 노사관계)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노사정간의 조율을 주도하는 것, ③사전사후적인 행정지도를 강화해 불법파견이나 부당노동행위를 줄이는 것 등이다.
넷째,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으로는 ①100인 미만 사업장의 비정규직 및 사회적 취약계층의 임금 및 소득보전을 위하여 사회보험 면세혜택 등 사회보험을 통한 소득안정 및 이들을 적극적 노동시장 대책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방법, ②기업별 고용안정 이상으로 직업별 혹은 업종별 고용안정시스템의 모색 등이다.
Table Of Contents
제1장 서론 = 1
제1절 문제 제기 = 1
제2절 기존 이론 검토 및 시사점 = 7
제3절 연구방법 및 자료 = 15
제4절 글의 구성 = 22
제2장 미국의 비정규직 현황과 규제제도 = 24
제1절 문제 제기 = 24
제2절 미국의 비정규직 개념 정의와 규모 = 27
제3절 미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실태 및 변화 = 41
제4절 미국의 비정규직 관련 제도 및 정책 = 59
제5절 미국의 비정규직 노사관계와 노동운동의 대응 = 85
제6절 요약과 시사점 = 143
제3장 일본의 비정규직 현황과 노사관계 = 149
제1절 문제 제기 = 149
제2절 일본의 비정규직 증가와 그 배경 = 150
제3절 일본의 비정규직 조직화와 노사관계 = 160
제4절 일본의 비정규직 대책 = 205
제5절 요약 및 결론 = 224
제4장 한국의 비정규직 :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 229
제1절 머리말 = 229
제2절 한국의 비정규 노동시장 현황 = 231
제3절 한국의 비정규 노사관계 현황 = 255
제4절 한국의 비정규 관련 쟁점 = 272
제5장 한·미·일 비교가 갖는 함의 = 295
제1절 비정규 노동시장 비교 = 296
제2절 비정규 노사관계 비교 = 318
제6장 결론 : 정책적 대응방향 = 338
Series
정책연구 2008-04
Extent
377
Type(local)
Report
Type(other)
정책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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