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 유형과 혁신 성과

Abstract

창의성과 의지를 갖춘 존재로서 지식기반경제의 담지자가 될 인간 노동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내고 적절히 활용하며, 그에 합당한 보상을 통하여 경제적 효율성은 물론 사회적 정당성까지 확보하는 전략적 요충이 바로 작업장혁신이다. 고성과작업장과 관련한 선행연구들의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좀더 포괄적인 작업조직 실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정책적 관심과 관련하여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평가하고, 앞으로 가야 할 이정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고는 이러한 목적에 따라 우리나라의 작업조직을 유형화하고 유형별로 어떤 항목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의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특히 작업조직 유형에 대한 결정에서 집단적 노사관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하여 집단적 노사관계 정책 방향과 노사의 실천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장별로 접근시각과 자료, 분석방법에 다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관된 해석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오히려 제2장, 제3장과 같은 미시적, 노사관계론적, 경영학적, 연역적 접근과, 제4장과 같은 거시적, 경제학적, 귀납적 접근이 상호보완적으로 연구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국내에서 흔치 않은 잠재집단군집분석을 시도하였으며, 제2장, 제3장에서는 WPS 2005, 2007 자료를 연계하여 활용하였다. 또한 제4장에서 특허 데이터를 결합하여 작업장혁신과 기술혁신의 관련성에 대한 탐색을 시도한 것도 다른 연구들과 구분되는 점이다. 기존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도 고성과작업시스템이 도입된 비중은 우리나라에서 결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작업장혁신과 관련하여 자율적 팀작업방식과 관리형 린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보였는데, 이는 사업장의 업종, 직종, 기술 특성 등에 따라 각기 다른 경로의 혁신 전략이 채택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술중심 테일러주의는 작업장혁신 모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4장의 연구 결과는 IT 기술 중심의 접근이 자율성 중심의 접근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다만, IT 기술 중심 접근의 경우도 참여 전략을 결합할 경우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작업장혁신과 관련하여 참여 변수의 중요성을 일러준다고 할 것이다. 또한 노사관계와 관련하여 제3장의 분석 결과는 노조를 통한 간접참여가 작업장혁신 도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특히 노사관계의 성격과 관련하여 기술중심 테일러주의나 고전적 테일러주의가 노사갈등형인 경우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작업장혁신 모델은 노사협조형의 경우에 도입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이러한 협조에 있어서 고전적 일본형 린 방식과는 달리 노조 조직력이 강한 경우에도 도입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유노조 기업의 노사 파트너십 가능성을 열어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결국 노조 사업장의 경우 노조 조직력의 강약과 무관하게 협조적 교섭 및 협의 관행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다른 접근방법을 취한 제4장의 노조 관련 변수의 분석 결과 역시 제3장의 분석과 일맥상통하고 있는데, 노조 유무 자체나 노조의 직접효과보다는 다른 작업장혁신 관행들과의 결합효과가 더욱 중요하다. 이는 작업장혁신과 노사관계에 대한 선험적 판단보다 실질적인 혁신기법의 도입 노력과 관련한 노사 신뢰 구축 노력이 더욱 중요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요컨대, 작업장혁신의 모델과 관련한 다양성을 전제할 필요가 있으며, 각 모델에 적합한 혁신기법들과 도입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본고는 혁신의 분포를 그려보면서 혁신이 지체된 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혁신 전략을 선택함에 있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탐색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광범하게 존재하는 비체계적 작업장과 고전적 테일러주의 작업장들의 경우 업종과 경영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경로의 혁신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 성과만 겨냥한다면 기술중심 테일러주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으나, 본고의 분석 결과는 이것이 재무능력이 탄탄한 기업들에게만 가능한 선택지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네오테일러주의 접근법보다 사회적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고 우월한 참여와 자율 중심의 접근법은 적은 투자비용으로도 더 높은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경영자들과 정책 당국자들의 전향적 마인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접근법을 취할 때 제도적 보완성, 혹은 번들 효과를 감안하여 여러 기법들을 동시에 구사하는 이행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이 때 근로자들의 직접참여와 더불어 노조를 통한 간접참여가 동시에 강화될 필요가 있다. 요컨대, 작업장혁신은 지식기반경제 시대에 한국경제의 유일한 활로이며, 이를 매개로 근로시간 단축이나 직무 합리화, 그리고 학습?혁신과 삶의 질 제고를 겨냥해야 한다. 혁신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은 작업장이지만,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기본적인 경영전략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노동운동의 대응 전략에 따라 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시적인 차원에서도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