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별 노동시장 미스매치 분석과 교육제도 개선 과제 : 고등교육기관 및 전문계고를 중심으로

Abstract

요 약

◈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실태조사 결과 분석 본장은 이후 장들에서 학력별 노동시장 미스매치의 분석 및 교육제도 개선과제의 제시가 이루어지기 전에 본 연구의 각 장들이 공유하는 핵심 문제의 식, 즉 청년 구직자와 기업 구인 수요 측 사이에 발생하는 미스매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산업 현장의 전문가들로부터 청취함으로써 보고서 전체를 관 통하는 핵심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을 한다. 본장에서는 기업 인사담당자 150명을 대상으로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스킬 미스매치의 실태와 관련하여 방문면접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얻은 결과를 제시 하고, 이로부터 이후 장들과 연계하여 생각해 볼만한 시사점들을 도출하였는데, 연구진의 예측을 확인시켜 준 결과도 있었던 반면 예상치 못했던 흥미 로운 결과도 상당 수 있어서 전체적인 연구 방향의 설정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결과를 살펴보면, 전문계고 졸업자의 70% 이상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데에 따른 구직자 수의 부족이 기업의 관점에서 가장 심각한 미스매치의 유형 으로 지적되었고, 다음으로 전문대졸 근로자의 질적 미스매치 및 구직자 수의 부족, 그리고 4년제 대졸 근로자의 전공 미스매치가 중요하게 지적되었 다. 4년제 대학의 경우 기업 인사담당자들로부터 전공 커리큘럼 및 교양 외국어 교육 커리큘럼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중소기업에서 4년제 대졸 구직자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원인으로 구직자들의 눈높이 상승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아 연구진의 예측을 확인해 주었다. 특정 전공 분야 의 인력공급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전공별 정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에 대해 모두 높게 나와, 본 보고서의 제3장에 제시될 연구의 필요성을 산업 현장에서도 공감하고 있음을 보 여준다. 전문계고 졸업 근로자의 경우 전공 특수능력의 미스매치보다는 인성이나 성실성 등 일반적 능력의 미스매치가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 는 본 보고서의 제4장에서 제시된 전문계고 취업지도교사들의 응답과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또한 전문계고 졸업 구직자 수가 부족한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진학 급증 등 고학력화 현상을 꼽으며 대학 정원의 조정을 통한 문제 해결을 바라는 답변이 많아, 본 연구진의 문제의식을 인사담당자들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답변을 감안할 때 본 연구의 이후 장들이 서로 별개의 사안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계된 주제를 다룸으로써 하나의 통일된 연구를 이루게 됨이 명확해진다.

◈ 대졸자 노동시장의 미스매치와 대학의 구조조정 본장에서는 대졸자 노동시장에서의 미스매치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개관을 한 후 GOMS 및 KEDI 졸업자 전수조사 데이터에 기반하여 교육수준, 기술수준 및 전공과 직무의 불일치로 인한 임금 감소율을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졸업자별로 나누어 분석한다. 더불어 미스매치로 인한 임금 감소율 추정치를 활용하여 대학 구조조정 관련 비용-편익 분석의 틀을 확장함으로써 고등교육기관 구조조정의 필요성, 특히 단순한 정원 감축을 넘어선 교육 의 질적 개선이 시급함을 보이고, 이처럼 필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분석하며 향 후 바람직한 대학 구조조정의 방향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6년 GOMS 데이터에 나타난 졸업자들의 교육수준, 기술수준 및 전공의 업무 상응성을 살펴볼 때 하향취업 비중이 1/4 정도로 작지 않고 전공 미스매치 비율도 비슷한 정도인 것으로 나타난다. 4년제 대졸자 노동시장의 경우 Mincer 임금방정식을 응용한 회귀분석 결과 주관인 미스매치를 느끼고 있는 근로자들이 겪는 임 금 손실이 특히 교육수준 미스매치의 경우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졸업자 간의 실제 임금격차와 유사하게 나타나고, KEDI 졸업생 조사 데이터를 활 용하여 유사한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공 일치율이 높은 전공 중에서는 교육과 공학이, 일치율이 낮은 전공 중에서는 사회계열이 전공 불일치로 인한 임금 손실이 높은 전공 분야인 것으로 나타난다.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미스매치로 인한 임금 손실이 4년제 대졸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으나, 교육수준 미스매치의 경우 이로 인한 임금 손실이 실제 고등학교-전문대 간 임금 차이와 유사하게 나타난다. 전공 불일치의 정도와 이로 인한 임금 손실에 있어서는 4년제 대학과 유사하게 사회계열 이 가장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앞에서 제시된 교육수준 미스매치로 인한 임금 손실액 추정치를 바탕으로, 이러한 미스매치가 모두 사라지게 될 경우 발생할 편익이 막대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고, 물론 이를 그대로 대학 구조조정의 편익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으나 현재 막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의 비용-편익 분석 의 틀을 확장하여 구조조정의 필요성, 특히 단순한 양적 구조조정만이 아닌 대학교육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원 감축 위주의 대학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으며, 더군다나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대학 교육의 질적 개선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인데, 특히 노동시장에서 취업 성과가 미약한 전공의 정원이 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학 내에 존재하는 경직성으로 말미암아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즉 한계 대학들이 퇴출의 유인을 갖지 못하고, 학과 단위에서도 구조조정 필요 학과 구성 원들의 반발로 인해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전공별 정원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에 있는데, 이를 개선하여 원활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서 는 개별 대학 내의 자체적인 학과 평가를 토대로 한 학과의 통폐합 및 신설 지원,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전공 선택 자율성을 확대시키는 방안 등을 꾸 준히 시도해 나가야 할 것이며, 전공 재조정시 교수들이 원하는 학과에 소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 전문계고 취업지도 실태 및 취업률 제고 방안 본장에서는 서울시내 14개 전문계고 취업지도담당교사들을 대상으로 현재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직업교육 및 취업지도의 실태 및 문제 점, 개선 방향 등에 대해 직접 심층 대면 인터뷰를 실시하여 얻은 답변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더불어 전문계고 교사들이 지적한 문제점 및 현장 경 험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직접 제안한 소중한 정책 아이디어를 참고로 하여, 과연 어떤 방식으로 전문계고 직업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학생들을 상급학 교 진학보다는 취업으로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을 지목한다. 전문계고의 경우 고등교육기관과는 달리 전체 정원 혹은 전공별 정원의 조정보다는 현재 지나치게 높은 상급학교 진학률을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 고 더불어 가용 데이터가 부재한 점 등을 감안하여, 졸업자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정도를 정량적으로 추정하는 대신 연구자가 직접 각 학교를 순회하 며 취업지도교사들을 대상으로 심층 대면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얻게 된 소중한 답변들을 우선 충실하게 정리하고, 그 다음 이를 참고로 실제 집행으 로 이어질 경우 전문계고 직업교육 강화 및 졸업 후 취업 장려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정책 대안들을 체계적으로 도출하여 좀 더 면밀한 연구 가 필요한 부분을 적시하는 선에서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우선 취업지도교사들이 인터뷰에서 답변한 내용을 “취업을 원하는 학생의 구직시 애로점 및 원인”, “졸업생들의 기업 입사 후 직무 능력에 대한 기 업 인사담당자들의 만족도”, “전공별 정원 및 커리큘럼 설정시 기업 수요 반영 및 산학연계 프로그램 시행의 현황과 개선점”, “졸업생들이 취업보다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이유”, “진로지도시 취업 유도 현황 및 개선점”, “특성화고 혹은 마이스터고로의 전환 추진계획, 문제점 및 지원방안”, “장학금 제도 개선의 학생 취업 유도 효과”, “남학생 취업이 원활해지기 위해 필요한 병역 제도 개선책”, 그리고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의 원활한 양성이 이루어지기 위해 부탁하고 싶은 사항” 등 아홉 개의 범주로 나누어 매우 상세하게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일선의 취업지도교사들이 인지하는 문제점 및 이에 대해 그들이 갖고 있 는 개선 아이디어에 관련된 현장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나마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듣길 원하는 독자들을 배려하였다. 다음으로 위에서 제시된 현장 전문가들, 즉 전문계고의 취업지도교사들이 지적한 문제점 및 개선 아이디어를 반영하되, 이론 전문가로서의 연구자의 관 점에서 전반적인 정부 정책의 효율성 등을 감안하여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들을 추려서 “교육 커리큘럼 개선”, “산학연계 강화”, “병역 및 특례 입학 제도 개선”, “진로지도 개선”, “기업환경 개선”, “전문계고 졸업생 채용기회 확대”, “학교시설, 설비 및 장학금 지원”, “중장기적 과제”, 그리고 “국책연구기관의 전문계고 연구에 대한 관심” 등 총 아홉 개의 큰 범주로 나누고, 각 대범주별로 적게는 한두 개에서 많게는 네다 섯 개의 고려해볼 만한 세부 정책 대안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교육 커리큘럼 개선” 항목에서는 “인성교육 강화 유도”,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의 기초과목 교육 강화”, “전공 교육과정 편성의 정형화 문제 해소”, “전문계고 3학년 커리큘럼 조정” 등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였다. 다만 제 시된 모든 대안들에 대해 본 연구자가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예를 들어 “전문계고 3학년 커리큘럼 조정”의 경우 상당히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 대학 진학 최우선시 풍조의 비용과 연원 본장에서는 먼저 대학 진학 최우선시 풍조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가능한 한 엄밀히 추정하려는 목적으로 간접교육비, 즉 취업을 하지 않고 대학 진학을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에 초점을 맞추어 간과되기 쉬운 사회적 낭비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선행연구 를 자세히 검토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기존 연구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항목들의 추가적인 고려를 통해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추정 치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더불어 현재의 대학 진학 최우선시 풍조의 역사적 기원에 관해 조선시대, 구한말, 일제식민지기, 해방 직후 및 고 도성장시대를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사회적 풍조가 형성하게 된 역사적 계기들을 역사학 및 경제사학 문헌들을 참조하여 상세히 고찰하 고, 현 사회 풍조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한 세심하고 장기적인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대학교육의 총교육비 및 이 중 간접교육비로 정의되는 사회적 비용을 추정함에 있어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항목들, 즉 재수 생의 사교육비와 간접교육비, 대학 재학 기간 연장 풍조에 따른 비용, 그리고 편입에 따른 비용을 추가적으로 비용 계산에 포함시킨다. 그 결과 재 수에 의해 발생하는 연간 총교육비가 2조 4백여억 원, 대학 재학 기간을 4년으로 설정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의 과소추정액이 5조 4,178억 원, 편입 준비 기간에 발생하는 사교육비와 간접교육비의 합이 3조 5,400억 원 등으로 나타나, 결국 최근의 기존 연구 결과에 비해 대학 교 육의 연간 총교육비가 30% 이상 많은 42조 7,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교육비에서 사회적 비용인 간접교육비, 즉 기회비용 이 차지하는 비중도 40% 정도에서 50%로 늘어나, GDP 집계에 포함되는 대학교육의 명시적 비용과 맞먹는 액수의 사회적 비용이 지불되고 있음 을 보여준다. 다만 대학생들이 장학금이나 부업 등을 통해 누리는 수입 및 대학 진학에 따른 사회적?문화적 프리미엄이 고려되지 않음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일정 부분 과대추정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음으로 현재의 대학 진학 최우선시 풍조가 정착된 사회경제적 원인을 역사적 관점에서 고찰하면, 흔히 생각하듯 조선시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입신양명 을 중시하는 유교문화가 그 원인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일어난 역사적 경험이 현재의 풍조를 발생시키고 정착시키는 데에 있어 훨씬 큰 역할 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조선사회는 강력한 신분제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교육열이 전 국민에게 퍼져나가기 어려운 구조였으며, 좀 더 공정한 학력 경쟁은 갑오개혁 이후 관리임용 제도의 변혁과 더불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근대적 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의 시기여서 학력 의 중요성이 관리임용에만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이 당시의 교육열을 보편적인 현상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일제의 학력주의 적 지배 관행 및 신분제 철폐에 따른 지위 상승 기회의 포착 등으로 인해 일반국민들 사이에 교육열의 팽창이 나타나고, 이는 현재와 유사한 입시경 쟁 과열과 청년 취업난을 야기하면서 현대의 교육문제를 낳은 결정적인 역사적 계기로 받아들여진다. 해방 후에는 친일행적 인사들이 학력을 통해 면죄부를 받고 고위직을 유지하는 등의 현상으로 말미암아 학력주의의 부정적인 폐해가 드러나기 시작하 며, 점차 학력이 지대추구의 대상으로 변질되는 양상이 강해진다. 특히 학력주의의 폐해가 심했던 고등교육기관에 대해 이후 1960～70년대 군사정 권에서 정원 제한 등 통제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노동자의 산업 현장 공급 원활화를 위한 중등교육의 확대 유도 정책과 맞물려 대학교육에 대한 열망 이 오히려 커지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후 1970～80년대에 이루어진 고교 평준화 및 본고사 폐지는 현재의 ‘3불정책’으로 이어지면서 학력 주의의 부정적 측면 강조 및 그에 대한 평균주의적 대응이라는 사회 풍조를 반영하고 있으며, 더불어 출산율하로 인한 자녀 교육열 강화는 대학 진학 최우선시 풍조를 더욱 고착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기원을 감안할 때, 대학 진학 최우선시 풍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보 다는 현재의 사회 풍조가 나타나게 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수립 및 시행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