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혁신과 기술의 관련성

Abstract

본 연구는 작업장혁신의 의의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널리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사용자들의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 그리고 기능 에 대한 경시에 있다는 문제의식하에 기술과 기능 간의 관계, 기술혁신과 작업장혁신 간의 관계에 대한 기초적인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 가지 접근법이 채택되었는데, 특허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이 작업장혁신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통계분석이 수행되었으며, 우량 중견기업의 작업장 운영 및 인적자원관리 실태가 조사되었다. 아울러 자동차부품산업을 대상으로 하여 일본과의 국제비교 접근법이 채택되었다. 세 가지 접근법은 다소의 강조점 차이를 보이면서도 일관된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기술혁신이 작업장혁신과 결합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통계분석 에서 어느 정도 지지되었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 볼 때 특허로 상징되는 기술혁신은 단기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보다는 장기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특히 린 방식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공업에서는 1990년대 초반에 출원한 특허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 중 일 부는 자율적 팀작업 방식으로 작업장혁신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0년 이후의 최근 특허들은 기술중심 테일러주의와 선택적 친화 성이 높았으며, 일부 경공업 사업체들 역시 기술중심성에 대한 의존이 높았다. 한편 자율적 팀작업 방식은 특허의 양보다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그만큼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인력과 조직에 의한 생산성과 품질 확보가 중요한 업종 혹은 기업임을 시사한다. 이 러한 결과들은 성숙기술과 첨단기술 여부에 따라서도 혁신전략이 달라질 수 있음을 함의한다고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특허로 상징되는 기술혁신 이 후 오랜 시간에 걸쳐 작업장혁신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 때 기술혁신의 독립적인 영향뿐 아니라 작업장혁신과의 결합효과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제3장에서 본 바와 같이 락앤락이 기술 및 마케팅 혁신을 작업장혁신과 결합하여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에 홍진 HJC의 경우는 기술 지상주의가 제품개발에 그친 것이 아니라 생산현장에도 이어지고 경영침체 시기에 고용조정과 아웃소싱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장기 노사분규에 빠 지게 되었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도 부진하고 키코로 인한 금융손실까지 겹쳐져 혁신기업으로서의 면모가 구겨지게 되었다. 첨단 부품소 재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주성엔지니어링은 첨단기술을 다루는 것에 부합하는 생산공장 운영실태를 보여주었는데, 대졸 엔지니어들이 입사후 가 장 먼저 생산현장에서 근무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생산기술과 기능이 제품기술과 연계되도록 하였다. 아울러 300여 협력사의 도움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 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한일 자동차부품산업에 대한 비교 역시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작업장혁신의 한 모델인 린 방식의 고향인 일본은 확실히 한국에 비하여 기술 과 기능 간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오히려 기능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국제화나 스피드 경영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는 과도한 기술에 대한 의존이 기능의 잠재적 탄력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그러한 점에서 기술 지상주의가 아닌 기술혁신에 걸맞은 작업장혁신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함을 제안하였다. 요컨대 기술혁신은 그 자체로 완결되지 않으며, 장기에 걸쳐서 그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작업장혁신과 결합될 필요가 있다. 특허와 같은 기술은 대표적인 명시적 지식체계이며, 기능과 숙련은 암묵적인 지식이다. 조직이 핵심역량(core competency)으로서 이 두 가지를 조화롭 게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자원기반 관점과 일관된 주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