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노동과 빈곤

Abstract

노인 빈곤은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그러나 생산연령대의 비빈곤층이 어떤 경로를 거쳐서 노년기의 빈곤에 진입하는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노년기에 빈곤에 처한 이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경로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보고서는 패널자료를 이용한 양적 접근과 생애사 인터뷰를 통한 질적 접근을 활용하여 고령 시기의 노동궤적과 소득 빈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연구는 고령기 노동궤적과 소득 빈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현실적으로 빈곤의 원인이 되는 노동과 빈곤을 감소시키는 노동을 엄밀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패널자료를 활용하여 노동궤적과 소득 빈곤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고령기 빈곤 증가 양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심각한 수준의 노인 빈곤은 일부 완화되는 경향이 관측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고령자의 고용률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공적연금의 수급률과 급여수준이 증가하였고, 기초연금이 확대되는 등 사회제도적 변화가 있었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기에 들어섰으며, 고령자의 노동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화하였다. 고령자의 노동시장 변화와 소득 빈곤은 상호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그러한 관계의 정도와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이 연구에서는 고령자의 노동시장 지위 변화와 소득 빈곤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고령자의 노동궤적과 소득 빈곤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며, 고령시기 중에서도 노동시장에서의 은퇴가 집중된 50대와 60대의 시기에 주목한다. 50대는 고령 근로자가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며, 60대는 생계유지를 위한 주요 소득원이 노동소득에서 공적이전소득을 포함한 비노동소득으로 변화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진다. 구체적으로는 50대와 60대의 시기별로 고령자의 노동궤적을 각각 유형화한 후, 연령대별로 고령자의 노동궤적에 따라 소득 빈곤의 변화가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한다. 또한, 근로빈곤 노인에 대한 질적연구를 통해서, 고령시기의 노동경험이 현재의 빈곤 및 노동참여에 미친 영향을 상세하게 살펴본다. 이 연구의 분석 결과는 노동시장에서의 변화와 고령시기에 높아지는 빈곤율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그림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심각한 수준의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한 예방 차원의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한 집단과 직접적으로 노인 빈곤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한 집단을 구분하고, 보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