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윤과 소득 불평등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기업 이윤과 불평등의 관련성을 다룬다. 그동안 소득 불평등을 개인의 차원에서 많이 다루어 왔다. 19세기 고전적 자본주의 세계에서 이윤은 자본가에게, 임금은 노동자에게 분배되었다. 이때에는 자본-노동 소득 분배가 개인 소득의 관계와 일치한다. 주식 자본주의 시대에는 이윤의 일부인 배당만이 주주의 개인 소득이 된다. 배당을 제외한 이윤은 개인이 수취하지 않는다. 배당을 제외한 이윤, 즉 기업 저축(혹은 유보)은 법인이 수취한다. 주식자본주의에서는 기업 저축의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윤 가운데 매우 일부만이 개인 소득으로 귀결된다. 이에 따라 자본-노동 소득 분배와 개인 소득 간에 괴리가 발생한다. 개인 소득의 총합은 자본 소득과 노동 소득의 합계보다 작다. 자본 소득의 일부만 개인 소득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 소득 불평등은 자본-노동 소득 분배로 표현되는 실제 불평등도를 낮게 표현한다. 개인 소득 불평등도는 사회 전체 불평등의 일부만을 표현한다. 기업 이윤이나 기업 저축의 영향에 대해서는 투자 효율성이나 과세의 측면에서 연구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 이윤과 저축을 불평등의 차원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기업의 저축, 배당, 임금 지불, 자본 형성 방식은 모두 소득 불평등에 큰 영향을 준다.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의 이윤은 크게 증가하였는데, 한국 기업의 배당률이 매우 낮아서 기업 저축이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 기업의 배당률이 낮은 것은 기업지배 구조와 관련이 있다. 대기업의 지배주주는 적은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지배주주가 가진 지분이 적기 때문에 배당 소득에 대한 유인이 매우 적다. 배당률을 높이면 지배주주가 아닌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증가한 기업 저축을 배분하는 방식, 즉 자본 형성 방식은 이자율과 임대료를 통해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증가한 기업 저축이 투자로 연결되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 기업 저축이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자산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면 자산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기업이 임금을 분배하는 방식은 사회 전체 임금 분포에 영향을 준다. 특히 원청 대기업이 수요독점력을 행사하면서 하청의 이윤과 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이 임금 불평등을 상당 부분 결정한다. 본 연구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수요독점의 분석틀로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