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문제와 사회적 보호

Abstract

자영업 종사자는 생계형 자영자부터 혁신형 기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 10년간 상하위 소득분위 자영업자의 소득점유율이 늘어나는 등 자영소득의 이질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를 차지하는 생계형 자영업자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낮은 소득수준?소득의 높은 변동성?가계부채의 부담에 노출되어, 가계소득의 위축 및 내수기반의 약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자영업자 문제의 본질을 과잉에서 찾는다. 국제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자영업 규모가 과잉이며, 수요나 수익 기반이 제한된 시장에서 과잉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논지에서 자영업자 문제 해결은 자영업자 과잉을 해소하는 길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2014년 9월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도 이러한 논지에 기반하고 있다. 자영업자 생애주기를 단계별로 나누어, 창업단계에서는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고, 성장단계에서는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며, 퇴출단계에서는 유망업종으로의 전환과 임금근로자로의 전직 지원이 주된 내용이다. 저생산성 부문에서의 과잉 경쟁을 고려하면 자영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영업자의 과잉을 해소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소매업?음식업 등 전통적인 자영업 부문에 취약계층이 집중되어 있어 자영업 활동의 급속한 위축이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영업 부문의 침체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임금근로의 전환율이 낮으며(이병희, 2012a), 퇴출되는 자영업자가 옮겨갈 수 있는 일자리 분야가 마땅하지 않으면(김태일, 2016), 경쟁력을 잃고 쇠퇴하는 자영업자의 노동이동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자영업자 문제 해결을 모색할 때 노동이동 부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노동이동이 어려운 중고령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노동이동을 하더라도 저소득 지위를 벗어나기 어려운 문제에 주목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영업자의 과잉을 해소하는 정책 방향은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 노동이동을 통해 저소득 지위를 개선하기 어려운 ‘한계형 자영업자’에게는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본 연구는 강조하고자 한다. 사회적 보호는 단순히 소득 보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업부조나 사회보험 가입은 노동이동을 촉진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보험 가입은 공식부문으로의 편입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본 연구의 분석대상은 종사하는 지위상의 자영업자다. 자영업자는 유급 고용원 없이 자기 혼자 또는 무급가족종사자와 함께 일을 하는 자영자, 한 사람 이상의 유급 고용원을 두고 사업을 경영하는 고용주로 구성된다. 특히 다수를 차지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를 주된 대상으로 한다. 한편 자영업자와 다른 특성을 가진 무급가족종사자(김영옥 외, 2011)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노무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법과 사회보험에서 배제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자영업자와는 다른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